[신간] 조국을 뒤로한 피난민의 삶 '小說 베를린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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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조국을 뒤로한 피난민의 삶 '小說 베를린 아리랑'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1.09.13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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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반 바퀴 돌아 국적을 바꿔야 만날 수 있었던 이산가족의 이야기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이 책 <小說 베를린 아리랑>은 저자가 독일에서 수학하고 근무하면서 직접 경험하고 보고 들은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독일 통일 과정 그리고 분단된 조국을 떠나 이민의 삶을 택해야 했던 교민들의 인생 역정을 소설화해 쓴 글이다.

한국전쟁으로 가족과 함께 피난한 영숙, 전쟁 중 살아남기 위해 남쪽으로 온 병순. 그들은 살기 위해 독일로 떠난다. 살기 위해 선택한 남한에서의 이방인의 삶, 신분도 외모도 이방인인 독일에서의 삶. 무엇이 그들을 이방인의 삶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는가.

강 하나만 건너면 만날 수 있는 가족을 독일을 통해 독일인이 돼서 만날 수 있었다.

누군가는 이 과정에서 북한에 약점을 잡혀 친북 활동을 할 수밖에 없게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군부 독재에 항거하다 스스로 친북 성향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머나먼 길을 떠나와서 신분까지 바꾸어 가족을 만나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다.


이데올로기, 사상, 체제. 이 모든 것들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국민들을 위해, 나라를 위한 것인가, 권력과 정권 유지를 위한 선동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소설의 종반부에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독일의 통일 과정을 상당 부분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이 내용은 끊임없이 대화와 교류를 이어 오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서독의 여야 정치 지도자들의 판단과 협상력 그리고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 낸 지도력은 부럽고 본받아야 할 일이다.

분단의 고통과 이산의 아픔이 아직도 진행 중인 이 땅에도 언젠가는 갑작스럽게 이런 날이 올 것에 대비하자는 마음가짐을 함께하고자 함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의 눈부신 성장에 가려져 있던 1980년대의 이방인들의 삶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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