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경기 비상] 코로나19가 대‧중소기업 양극화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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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경기 비상] 코로나19가 대‧중소기업 양극화 불러왔다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1.09.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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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기준 중소기업 증가율 대기업 3배 달해
정부 상환 유예 대책 불구 반등 시기 멀어져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가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사진은 서울 구로인력시장의 노동자들. 사진=연합뉴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가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구로인력시장의 노동자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국내 경기가 코로나19로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발생하며 기업 환경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9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선순환 생태계가 무너졌다. 상대적으로 유동적인 대응이 가능한 대기업은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비대면‧온라인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능동적 대처가 어렵다. 

대기업들은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KERI 경제동향과 전망: 2021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3.9%를 기록할 전망이다. 당초 2분기 보고서에서 예상했던 3.8%보다 0.1%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한경연은 “세계경제의 빠른 회복에 따른 수출호조가 경제부문 전반을 견인하는 가운데 지난해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3.9%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역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러한 경기 회복세는 착시현상에 가깝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기업들과 중소기업들의 대출 상황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 대출은 한 달 사이 7조9000억원 늘어 8월 증가액 기준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은 전월 대비 3000억원 늘어난 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현재 보유한 자본만으로 대응이 가능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중소기업들의 대출은 전월(9조1000억원 증가)보다는 줄었지만 8월에도 7조5000억원 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업황이 좋아진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시설자금 수요가 늘었다고 밝혔지만, 이외에 한계에 내몰린 중소기업들의 대출도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정부는 중소기업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석 이전 상환을 연장하는 등 대책을 발표했지만, 한계기업이 늘고 있어 장기적으로 기다리기엔 무리가 따른다.

한국은행 최근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이자도 못 갚은 부실기업(이자보상배율 100% 미만 기업)은 34.5%로 늘어나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이 작년 기준 전년보다 44.8%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기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응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점점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추세”라며 “중소기업들의 빚은 경기 회복 이후에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져 중소기업들의 반등은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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