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중소기업 대출 ‘50조 시대’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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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중소기업 대출 ‘50조 시대’ 눈앞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8.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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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말 잔액 49조4225억원… 반년새 5조6160억 늘어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5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시중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은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린 ‘풍선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31일 한국은행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의 2분기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9조422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43조8065억원에서 반년 새 5조6160억원 불어났다. 증가폭은 전년 동기(2조3005억원)을 두 배 이상 상회한다. 전체 기업자금 대출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95% 이상까지 확대됐다.

중소기업의 저축은행 의존 현상은 최근 급격히 심화됐다.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는 매달 평균 6~7000억원 수준의 증가 폭을 유지했지만 지난달 한 달 만에 2조601억원이 증가.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1~6월 전체 증가액 중 차지하는 비중도 37%에 이른다.

이는 금융당국의 시중은행에 대한 전방위적 대출 조이기 기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당국의 압박에 시중은행들은 강력한 대출 총량 조절 정책을 폈고 대출 실수요 상당수가 저축은행으로 몰렸다. 이에 차주들의 이자 부담 가중 우려도 나온다.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담보대출 평균금리는 5~10%로 시중은행(2~4%)의 2배 이상이다.

하반기에는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2금융권에도 대출 총량 조절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저축은행의 대출 태도는 2분기 –9에서 3분기 –12까지 떨어졌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15개월 만에 기준금리까지 인상된 상황에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는 다시 저축은행 자산 부실화 우려로 이어진다. 저축은행 특성상 다중채무자가 많고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대출 상환을 못하는 경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높은 다중채무자와 후순위대출 취급 비중을 감안하면 자산건전성 저하폭이 커질 수 있다”며 “금리가 상승하고 소상공인의 부채 증가가 지속될 경우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가 심화돼 자산 부실화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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