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고객부터 핵심인재’까지… MZ세대가 접수한 유통업계
상태바
‘주요고객부터 핵심인재’까지… MZ세대가 접수한 유통업계
  • 강소슬 기자
  • 승인 2021.08.30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권력 된 MZ세대 유통 소비 트렌드 주도 중
MZ세대 채용 위해 MZ세대 직원 면접관 배치해
유통업계에서 MZ세대 직원들이 핵심인재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홈페이지 캡쳐

 

[매일일보 강소슬 기자]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4.7%를 차지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Z세대)가 유통업계의 주요고객이 된 것은 물론 최근 내부에서도 핵심인재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소비의 큰 손으로 떠오른 소비권력인 MZ세대를 잡기 위해 B급감성의 펀슈머(Fun+Consumer)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MZ세대를 대규모 채용하는데 직접 면접관이 되는 등 차세대 성장동력을 넘어 ‘핵심인재’로 유통업계에 자리 잡고 있다.

모바일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세대인 MZ세대는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MZ세대가 열광하는 기업은 트렌드의 중심에 서기도 하고, 이들에게 나쁜기업으로 낙인찍히면 불매 대상이 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곰표’라 할 수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1950년대 등록된 단순한 밀가루 로고라 여겨졌지만, 지난 2018년 여름 ‘곰표’ 티셔츠가 SNS에서 귀엽고 신선하다는 이유로 MZ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이어 겨울에는 곰표 로고가 그려진 패딩이 출시됐고,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유통업계는 대한제분과 협업을 하기 위해 줄을 섰고, CGV 곰표 팝콘, 스와니코코와의 곰표 뷰티제품, 애경산업의 곰표 치약, LG생활건강 곰표 주방세제, CU편의점 전용 곰표 밀맥주, 최근 현대백화점과 협업한 곰표하우스 팝업매장까지 MZ세대를 겨냥한 곰표를 활용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MZ세대는 유통업계 내부에서도 ‘핵심인재’가 됐다. 마케팅, 상품기획, 정보기술(IT) 등 유통업계 핵심부서에 MZ세대 직원들이 의사 결정권과 실행 권한 등을 갖고 있다. MZ세대 겨냥한 마케팅에 성공하면 매출 상승은 물론 올드한 기업 이미지 쇄신 효과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오는 30일부터 9월 12일까지 진행되는 하반기 채용에서 IT기획, 고객분석 빅테이터, 매장공간 디자인, 상품MD 등 핵심 직무 분야에 MZ세대를 보강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실무면접에 팀장, 과장급만 면접관으로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직급과 무관하게 MZ직원들이 배석해 직무 지식과 역량의 수준을 평가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채용연계형 인턴사원을 31일까지 모집하는데, 분야별로 100여명에 달하는 MZ세대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MZ세대의 이직을 막기 위한 수평적인 문화도 유통업계에 자연스럽게 뿌리 내리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 등은 수평적인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올해 직급제를 전면 폐지했다.

이외에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 비대면이 익숙한 MZ세대들을 위해 비대면 보고 가능한 ‘보고톡’ 기능과, 모바일로 결재 문서를 대체할 수 있는 ‘간편보고 시스템’을 도입했다. 오리온, 제일제당, 농심 등도 MZ세대 오너 3세들도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위해 주요 부서에서 부장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부장은 1990년생으로 지난 1월부터 복귀해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을 하고 있으며,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의 아들인 1989년생 담서원 수석부장은 지난달 오리온에 입사해 오리온그룹 국내외 법인의 경영 전략과 사업계획 수립 및 관리를 담당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농심 경영기획팀 부장도 1993년생으로 2019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올해 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해 현재 경영기획팀에서 기획 및 예산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MZ세대 오너 3세들이 어떤 식으로 기업에 기여를 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유통업계에서 B급감성은 ‘젊은이들의 말장난’ 정도로 치부됐지만, 지금은 MZ세대 마음을 잡지 못하면 도퇘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MZ세대는 기성세대 소비자와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빠르게 캐치하기 위해 유통업계는 MZ세대 인력확보에 나서며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하루를 살아도 감사하고 행복하며 풍요롭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