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 빚투 이자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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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에 빚투 이자도 오른다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8.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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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신용융자 금리 인상 검토… 평균 이자율 8% 눈앞
개인투자자 이자비용 부담액 연 1조8000억원 ‘역대 최대’
증권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신용융자거래 금리 인상 검토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신용융자거래 금리 인상 검토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증권사들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빚투(빚내서 투자)’ 이자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 이후 여러 증권사가 신용융자거래(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자금을 빌려주는 것)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다수 증권사는 시중금리를 기본금리로 삼고 여기에 회사별 가산금리를 더해 신용융자 금리를 책정한다. 금융투자협회의 증권사별 신용융자 금리 공시에 따르면 28개 증권사 가운데 19곳이 신용융자 금리 설정 시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 금리를 기본금리로 하고 가산금리를 추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CD 91일물 금리의 경우 지난 26일 한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연 0.92%로 기존 0.77%에서 25bp(0.25%p) 올랐다. 증권업계는 고객 신용거래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올라가면 이에 맞춰 대출 이자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고객 불편을 우려한 증권사들이 시중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는 한 당장 신용융자 금리 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확실시되는 만큼 신용융자 금리도 결국 시장금리 상승세를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리포트를 낸 증권사 20곳 가운데 16곳이 연내에, 나머지 4곳이 내년 1분기에 각각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는 연내와 내년 1분기에 각각 한 차례씩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개인투자자 신용거래융자 잔고 대비 이자수익으로 계산한 증권사들의 이자율은 지난해 평균 7.58%에서 올해 상반기 7.66%로 상승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단행될 경우 증권사 이자율도 8%선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증권사는 신용거래융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높은 연이자율을 적용한다. 한국투자증권 뱅키스 신용이자율은 △7일 이내 4.90% △15일 이내 7.50% △30일 이내 8.50% △60일 이내 9.50% 수준으로 올라간다. 60일을 초과하면 9.90%, 연체이자율은 연 9.95%에 달한다. 삼성증권 지점·은행연계 신용융자 이자율도 7일 이하 4.9%에서 90일 초과 9.3%까지 기간별로 높아진다. 한 달 이상 사용할 경우 약 8%의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신용융자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로 빚투가 위축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신용융자 잔고 규모는 지난 18일 역대 최대치인 25조6112억원으로 치솟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 이자비용 부담액은 역대 최대치인 연 1조8000억원 규모로 추정됐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신용융자 금리도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은행권에서도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있어 개인들이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정책 방향은 긴축 쪽으로 연속성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며 “빚투는 개인 거래의 일부분이지만 이런 측면에서 과도하게 투기적인 거래는 조심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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