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힐라” 마통 수요 폭발
상태바
“대출 막힐라” 마통 수요 폭발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8.25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협 대출 중단 이튿날에만 2318건 신규 개설
마통 문턱도 높일 듯… 금리 1년 새 0.7%p 상승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중단 등으로 금융소비자들의 자금 유통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가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마이너스통장 신규건수는 7557건으로 집계됐다. 한 주 전 같은 기간(10~13일) 5671건 대비 33.25%(1886건) 늘었다.

특히 20일 하루에만 2318건이 신규 개설돼 눈길을 끈다. 평일 기준 평균 1000건대인 신규 건수가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전날 영업시간 이후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단 소식이 알려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농협은행 외에도 SC제일은행이 대표 주택담보대출 상품 취급을 잠정 중단했으며 우리은행도 전세대출 상품 일부를 제한했다. 이에 대출 중단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커졌고 은행 영업점에는 대출 중단 또는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농협은행의 경우 대출 총량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해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주문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른 것이다.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의 경우 내부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가계대출 관리에는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크고 마이너스통장을 비롯한 신용대출이 포함된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은 미사용 한도까지 대출 잔액으로 잡히기 때문에 은행에게 부담이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안과 부동산·주식시장 과열 영향으로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일단 받고 보자는 수요는 꾸준히 늘어왔다.

여기에 이번 은행 대출 중단에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이 마이너스통장 가수요로 몰리면서 한도 축소 등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은행들이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일시대출 금리를 낮추고 심사 기준 등 문턱을 높이는 방식이 거론된다. 실수요자는 일시대출을 통해 급전을 조달하게 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미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상승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난달 마이너스통장 평균금리는 연 3.26~3.79%로 1년 전(2.43~3.04%) 대비 0.7%포인트 올랐다. 케이뱅크 3.79%, 카카오뱅크 3.73%, KB국민은행 3.70%, 우리은행 3.55%, 하나은행 3.44%, 신한은행 3.35% 등 2%대는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7월 3%대 금리는 카카오뱅크 한 곳 뿐이었다.

한편, 금융당국은 대출 중단 사태가 다른 은행들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했다. 금융위원회는 “농협은행의 주담대 등 취급 중단은 당초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농협은행이 계획 준수를 위해 취한 조치”라며 “당초 계획 대비 가계대출 취급 여력이 충분한 여타 금융회사들까지 대출 취급 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다만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민간신용 공급 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