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못 내는데” 기업대출 가계빚 추월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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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도 못 내는데” 기업대출 가계빚 추월 ‘코앞’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8.2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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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7월 기업대출 증가액 11.3조… 한계기업 50.9%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기 어려운 중소기업도 늘어 경제 부실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론 양도분을 포함한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40조2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9조7000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 잔액은 1033조5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1조3000억원 늘어 2004년 관련 통계 이래 가장 크게 증가했다.

기업대출 증가액 가운데 대기업 대출은 2조3000억원, 중소기업대출은 9조1000억원이다. 역대 7월중 가장 크게 늘었다. 중소기업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폭은 4조2000억원으로 마찬가지로 역대 7월 증가폭으로는 가장 컸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자영업자 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858조1000억원에 달한다.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은 올 1~7월에만 54조원 가까이 불었다. 지난달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40.3%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문제는 국내 중소기업 두 곳 중 한 곳은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기 어려운 ‘한계기업’ 상태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중소기업 1244개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이 1 미만인 한계기업은 50.9%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3%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이 같은 취약 중소기업 비중은 2016년 처음 40% 선을 넘어선 뒤 2017년 43.2%, 2018년 46%, 2019년 49.7%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어려운 자금 사정을 고려해 정부가 2차례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을 유예하는 등 금융지원을 시행했지만 중소기업들의 사정은 악화일로다. 매출과 이익이 감소한 기업들이 인건비 등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늘리면서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사상 최고인 541조2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상환 부담을 이기지 못한 한계기업들이 줄폐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당분간 중소기업들의 자금난 탈출을 위한 경영 여력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다. 지난해 중소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0.8%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5%)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올해도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등 경영환경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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