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가계대출 옥죄니 기업대출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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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가계대출 옥죄니 기업대출 늘려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8.1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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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잔액 5월 말 49조7208억원…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자 저축은행의 기업금융이 불어나는 ‘풍선효과’ 조짐이 보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49조7208억원으로 전년 동기(41조1552억원) 대비 20.8% 증가했다. 증가세를 고려할 때 현재는 50조원을 무난히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저축은행들은 가계대출 규제를 피해 기업금융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당국의 주문에 따라 가계대출을 대폭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줄어든 이자수익을 기업금융으로 보전하기 위함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들에게 가계대출 점검을 주 단위로 실시하라는 요구를 전달했다. 지난달 저축은행들과 면담을 진행한데 이은 가계대출 조절 강화 조치 차원이다. 지난달에는 2금융권에 대한 가계대출 추가 규제를 언급, 대출 증가세가 완화되지 않을 경우 규제를 시중은행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연 8~9%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목표치로 잡은 5~6%를 충족하려면 저축은행들이 하반기 대출 증가율을 3~4%대까지 줄여야 하는데 사실상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국도 저축은행의 기업금융을 유도하는 모양새다. 지난달에는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개인사업자와 기업에 대한 대출한도가 20%씩 상향됐다. 자산 1조원 이상의 저축은행은 개인사업자에게 60억원, 기업에게는 120억원까지 대출을 취급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시중은행보다 신용이 낮은 차주에게 대출이 취급되는 저축은행의 특성상 중소기업에게 대출이 집중돼 부실 발생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전체 기업대출의 95.2%(47조3624억원)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지원책으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의 조치가 이뤄져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잠재적 부실 채무가 상당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는 시중은행에 비해 다중채무자가 많아 위험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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