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여정 시켜 "남조선 당국자 배신...미군은 한반도 화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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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김여정 시켜 "남조선 당국자 배신...미군은 한반도 화근"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1.08.10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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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사전연습 시작날 주한미군 철수 주장
복구 2주만 남북 통신선 두절...보복 조치 단행
한미는 10일부터 오는 13일까지 각종 국지도발과 테러 등의 상황을 가정한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를 실시한다. 한반도의 전시상황을 가정한 본훈련의 사전연습 격으로 공식 훈련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사진은 9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미는 10일부터 오는 13일까지 각종 국지도발과 테러 등의 상황을 가정한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를 실시한다. 한반도의 전시상황을 가정한 본훈련의 사전연습 격으로 공식 훈련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사진은 9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이 기회에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나는 위임에 따라 이 글을 발표한다.”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이 시작된 1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한국과 미국을 함께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특히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배신’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합의하에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연락선 복구로 남북관계 개선 의사를 나타냈지만 청와대가 이를 배신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날 북한은 보복 조치로 남북 통신선을 단절했다. 복구된 지 2주만이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주한미군 철수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위임에 따라 발표한다’는 말로 이번 담화가 오빠인 김 위원장의 메시지라는 점을 밝혔다. 김 부부장은 지난해 3월부터 대미·대남 담화를 발표해 왔지만 위임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김 부부장은 한미훈련 실시에 대해 “우리 국가를 힘으로 압살하려는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이며 우리 인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조선반도의 정세를 보다 위태롭게 만드는, 결코 환영받을 수 없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김 부부장은 또 “해마다 3월과 8월이면 미국과 남조선의 전쟁광기로 말미암아 조선반도와 그 주변지역의 군사적 긴장과 충돌위험이 격발되고 있다”며 “조선반도에 평화가 깃들자면 미국이 남조선에 전개한 침략무력과 전쟁 장비들부터 철거하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군이 남조선에 주둔하고 있는 한 조선반도 정세를 주기적으로 악화시키는 화근은 절대로 제거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이어 미국을 향해 “현 미 행정부가 떠들어대는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란 저들의 침략적 본심을 가리우기 위한 위선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날로 가증되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절대적인 억제력 즉 우리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능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또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과거에도 한미훈련 기간에는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을 극도로 끌어올렸다가 훈련이 종료된 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갑자기 유화정책으로 전환하곤 했다”며 “긴 호흡과 대전략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및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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