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반일·코로나에 ‘올림픽 마케팅’ 막판까지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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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기업, 반일·코로나에 ‘올림픽 마케팅’ 막판까지 조심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1.08.08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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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축제 분위기’ 사라져…마케팅보단 ‘몸 사리기’
삼성, 국내 유일 ‘올림픽 파트너’…국내선 대형 마케팅 전무
올림픽 성과 뒷받침한 기업은 ‘긍정적’ 이미지 획득
국내 기업은 코로나19·반일 감정 등을 고려해 도쿄 올림픽 기간 중 대규모 마케팅을 벌이지 않았다. 다만 올림픽 종목을 오랜 시간 후원한 기업들은 ‘긍정적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었다. 사진은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산이 지난달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반일 감정 등을 고려해 도쿄올림픽 기간 중 대규모 마케팅을 벌이지 않았다. 다만 올림픽 종목을 오랜 시간 후원한 기업들은 ‘긍정적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었다. 사진은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산이 지난달 30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국내 기업들은 2020 하계 도쿄올림픽이 마무리될 때까지 마케팅에 조심스러운 접근을 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강행된 올림픽이라는 비판과 반일 감정이 맞물린 분위기가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대다수가 ‘올림픽 특수’를 노린 대대적 마케팅을 벌이지 않았다. 폐막식이 열리는 이날까지도 대형 광고를 찾아보기 힘들다. 직전 하계올림픽인 ‘2016 리우올림픽’ 때 가전·유통·주류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규모 마케팅·할인 행사를 벌였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한정판 롱패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과 같은 뚜렷한 ‘올림픽 특수’ 효과도 이번엔 나타나지 않았다.

올림픽과 같은 세계적 스포츠 행사는 대다수 고객향(B2C) 산업군에서 ‘대목’으로 꼽힌다.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의 이미지와 자사의 제품을 연계하는 등의 마케팅을 펼쳐진다.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해 올림픽 효과를 극대화해왔다.

국내 기업들은 그러나 이번 도쿄올림픽에 특수를 노리기보다 ‘몸 사리기’를 택했다. TV·가전이 ‘올림픽 특수’를 누리는 대표적인 품목이다. 패션업계도 올림픽 덕을 보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전통적인 특수 업종 기업조차도 도쿄 올림픽에선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진행되는 기간에는 대목으로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진다”면서도 “다만 이번 도쿄 올림픽에선 마케팅을 벌였다간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고 제작 등 적극적인 마케팅보단 자연스러운 노출 등으로 문제 소지가 적은 방법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마케팅 권리를 갖는 ‘올림픽 파트너’ 14개 기업 중 하나에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 파트너는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 선수를 비롯해 10명으로 구성된 ‘팀 갤럭시’를 구성하고, 글로벌 TV광고를 진행했다.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 약 1만7000명 전원에게 △갤럭시S21 도쿄올림픽 에디션 △갤럭시 버즈 프로 △전용 케이스 등을 묶어 ‘구디백’을 제공하기도 했다. 또 헬스 앱을 이용한 공익성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홍보 자료를 단 하나도 내지 않고, 대규모 마케팅 행사를 벌이지 않았다.

마케팅 제한 분위기는 일본 현지에서도 이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체 경기 중 96%가 무관중으로 진행된 만큼 대형 홍보관 운영 등에 차질을 빚었다. 일본 기업 도요타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파트너 지위를 획득했음에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소비자 마케팅을 철회하고 개막식에도 불참했다. 파나소닉 역시 올림픽 마케팅을 대폭 축소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인 만큼 마케팅 중심은 비대면으로 옮겨졌다. 삼성전자는 가상(버추얼) 기술을 활용한 ‘삼성 갤럭시 도쿄 2020 미디어센터’와 ‘삼성 갤럭시 하우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축제 분위기가 사라진 행사였지만 국내에서 올림픽 효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메달 획득에 성공한 종목을 지속해서 후원했던 재계 움직임이 소개되며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현대차그룹은 37년간 대한양궁협회장사로 활동하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 획득이란 성과를 뒷받침했다. 포스코그룹 역시 37년간 대한체조협회 회장사를 맡아왔다. 체조에선 신재환·여서정 선수가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SK그룹은 펜싱과 핸드볼을 장기 후원하고 있다. 펜싱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 5개(금1·은1·동3)를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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