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업계, 경기 호황 불구 한숨만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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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업계, 경기 호황 불구 한숨만 깊어진다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1.08.03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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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조사, 건설수주 5분기 연속 증가세
운반비‧원재료 등 각종 악재 산적해 울상
한 레미콘 공장에 믹서트럭들이 주차됐다. 사진=연합뉴스
한 레미콘 공장에 믹서트럭들이 주차됐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최근 건설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에 불구하고 레미콘업계는 울상을 짓는 모양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경기는 꾸준히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후방산업인 레미콘 시장은 각종 악재가 겹쳐 발생하는 등 반등이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운반비 인상뿐 아니라 성수기 증차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원재료 가격 인상도 업계의 반등을 막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올해 상반기 건설수주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및 지자체 등의 조기발주가 전반적인 수주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만큼 건설경기가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수주(경상)는 91조3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건설수주가 90조원을 돌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작년 2분기(42조5181억원), 3분기(43조3070억원), 4분기(60조7834억원)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41조9878억원)에 전년 동기(32조9881억원) 대비 27.3%의 증가세를 보였고 2분기(49조3707억원)에도 전년 동기 대비 16.1% 늘었다. 지난 5월 잦은 강우로 현장이 중단되는 경우도 존재했지만, 결과적으로 회복세를 둔화시킬 정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후방산업인 레미콘 시장의 한숨은 깊어지는 실정이다. 통상 레미콘업계는 건설업계와 등락을 함께 한다. 하지만 다양한 악재가 발생해 건설경기와 달리 회복세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레미콘의 주요 원재료인 시멘트 가격이 인상됐다. 지난 7년간 동결된 시멘트 가격은 지난달부터 5.1% 오른 t당 7만8800원에 공급되고 있다. 그간 출혈경쟁으로 제값에 판매하지 못한 시멘트 가격이 정상화된 셈이다. 시멘트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도 급등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 

동시에 전국적인 운반비 인상도 업계의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다. 최근 레미콘 믹서트럭 지입차주들은 수도권 각 업체에 운반비 15% 인상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각 업체들은 이러한 인상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9%대 인상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부터 레미콘 가격은 10.4% 오른 반면, 운반비는 같은 기간 68.6%나 늘었다. 업체들이 감당해야 할 고정비가 폭증한 셈이다. 

최근에는 성수기 증차를 요청한 레미콘업체들의 목소리도 외면됐다. 국토교통부와 건설기계수급조절위원회는 지난달 22일 레미콘 믹서트럭 신규등록 제한을 2년 연장했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 2009년부터 12년간 믹서트럭의 신규등록이 제한되는 동안 건설현장에 레미콘을 적기에 공급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다”며 “운반비도 매년 큰 폭으로 오르고 있을 뿐 아니라 납품가능 시간도 점점 줄어들어 사면초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한 대형 착공에도 레미콘 공급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회복과 함께 레미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성수기 믹서트럭이 부족한 점으로 봤을 때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향후 건설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서도 레미콘업계는 반등을 모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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