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거액 휴가비 사건’ 뇌물인가? 순수한 의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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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거액 휴가비 사건’ 뇌물인가? 순수한 의도인가?
  • 송상원 기자
  • 승인 2021.08.02 16: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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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경 목사에게 돈 봉투 건넨 여운영 사무국장 ‘근신 7일’ 경징계
돈의 출처에 관심 쏠리며 의혹 증폭되는 중

[매일일보 송상원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 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 이하 한기총)는 7월 27일 여운영 사무국장에게 ‘근신 7일’이라는 가벼운 수준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여운영 사무국장이 김화경 목사에게 돈 봉투를 준 것이 폭로되며 문제가 제기되자 김현성 임시 대표회장이 조사를 지시했고 그 결과 한기총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이다.

이번 사건은 여운영 사무국장이 7월 19일 한기총 사무실에서 김화경 목사를 만나 돈 봉투를 건네며 시작됐다. 김화경 목사는 “여운영 국장이 건넨 돈을 완강히 뿌리쳤는데 그가 억지로 내 가방에 돈 봉투를 찔러 넣고 지퍼를 닫았다. 나는 한기총에서 나오자마자 곧바로 평창동 우체국에 가서 돈 봉투를 반송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여운영 사무국장은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분열된 모습을 보면서 진심으로 안타까운 심정으로 한국교회와 한기총의 연합과 화합에 동참해 달라고 행동했던 것”이라며 “어느 특정 단체나 개인의 사주를 받아 행동한 것이 아니라 순수한 개인의 의지로 행동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돈 봉투를 김화경 목사가 뿌리친 것을 보면 여운영 사무국장의 말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어 보인다.

여운영 사무국장이 봉투에 담아 김화경 목사에게 건넨 금액은 100만원이다. 한기총의 직원인 여운영 사무국장은 이전에 다른 이들에게 한국교회의 연합에 동참해 달라며 이런 금액을 건넨 적이 없다.

또한 김화경 목사는 한국교회의 연합과 관련해 역량을 갖고 활동해온 인사가 아니기에 연합단체 통합 및 한국기독교계의 화합과는 거리가 먼 인사다. 김화경 목사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가 주로 하는 행동은 다른 목회자를 규탄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접한 한 인사는 “이런 거액의 뇌물성, 청탁성 사건을 한기총 직원에 불과한 사람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 월급도 제때 받지 못하는 일개 직원이 무슨 돈이 많길래 이런 거액을 휴가비라며 줄 수 있나? 김현성 변호사는 반드시 이 돈의 출처를 밝혀야 할 것이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사건이 김현성 변호사가 임명한 김정환 사무총장과 이의현 비서실장이 공모해 일어난 일이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정환 사무총장과 이의현 비서실장 및 김현성 임시 대표회장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김현성 임시 대표회장은 “나는 김화경 목사와 관계도 없고 금품을 줄 이유도 없으며 아무 상관이 없는데 왜 엮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임시 대표회장의 답변은 수긍이 간다. 김화경 목사는 최근 유튜브에 예장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를 계속해서 공격하는 동영상을 올리고 있지 김현성 임시 대표회장을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다. 즉 김현성 변호사가 김화경 목사를 회유할 이유가 없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은 이번 돈 봉투 사건이 “김화경 목사가 소강석 총회장을 공격하는 것과 관련해 벌어진 일이 아니냐”며 여운영 사무국장이 전달한 돈의 출처가 합동 측 목회자로 보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의견이 힘을 받는 이유는 여운영 사무국장의 경우 한기총에서 월급도 변변히 받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김화경 목사가 가족과 함께 휴가를 가질 예정이라는 말을 듣고 즉석에서 휴가비에 보태라며 돈 봉투를 준 것이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기총을 오랫동안 출입해온 이들은 이 말의 신빙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러 인사들은 “한기총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지만 여운영 사무국장이 그런 거액의 돈을 다른 사람에게 휴가비로 줬다는 말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한기총 내에서 벌어진 거액의 금품 사건 임에도 불구하고 고작 ‘근신 7일’이라는 결과가 나온 건 누군가 결부돼 있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문제는 앞으로 한기총에 신임 대표회장이 선출되고 새로운 체제가 출범할 경우 한기총 구성원이 석연치 않은 부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조사를 요구하면 다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임시 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징계대상자의 억울한 사정이 없지 않지만 사안의 성격상 한기총 사무처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고 한기총 내에서 악의적인 비방이나 허위사실 유포행위가 만연한 가운데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빌미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허위사실 유포의 차단 및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긴급하게 징계처분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김현성 임시 대표회장이 이번 사건을 두고 사무처 직원이 물의를 일으켜 유감이라는 뜻을 표하면서도 사무처 직원에 대해 공개적인 징계처분을 한 것은 임시총회를 앞두고 최근 새롭게 임명한 사무총장과 비서실장을 포함한 사무처의 기강을 다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은 “한기총 소속 일부 인사들이 허위사실을 동원하여 타인을 비방하는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시기적으로 매우 민감한 상황인 만큼 한기총 관계자들 역시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말과 행동을 주의해 주길 바란다. 악의적인 비방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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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2021-10-22 10:31:47
김화경이라고 네이버에 치면 온갖 뉴스가 다 뜨던데. 김화경씨에 대해 의문점이 한둘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