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개미 美 기술주 사고 中 기술주 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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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개미 美 기술주 사고 中 기술주 팔고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8.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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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아마존·MS·페이스북·로블록스 등 매수 상위권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서학개미)들이 정부의 규제 정책에 따라 투자 매력이 떨어진 중국 주식을 팔고 미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해외주식투자자들의 순매수 순위를 보면 알파벳(1081억원), 아마존(988억원), 마이크로소프트(853억원), 페이스북(765억원), 로블록스(730억원), 나스닥지수 추종 인베스코QQQETF(685억원) 등 미국 기술주들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지난 5월에는 메타버스 관련주인 로블록스(940억원)를 선두로 에어비앤비(898억원), S&P500 추종 ETF인 SPDR(616억원)을 비롯해 ‘밈 주식’ 열풍을 이끈 AMC(525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이달 들어선 대표 기술주들이 순위권에 자리 잡은 것이다.

이 같은 기술주 강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델타 변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줄어든 것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위험자산 선호 등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 정상화 진행이 유효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의 실적 개선 추세 자체는 쉽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가 델타 변이 확산을 근거로 테이퍼링 속도에 변화를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고 했다.

반면 서학개미들은 중국 주식에 대한 순매도 규모는 키웠다. 대형 기술주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확대된 영향이다. 중국 본토 증시의 상하이 종합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6.24% 하락했고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도 각각 18%, 25% 급락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알리바바에 대해 전달(359억원) 보다 많은 517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으며 텐센트(265억원), 바이두(430억원), 니오(798억원)에 대해서도 매도를 확대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자금이탈이 나타났다.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미래애셋 글로벌 X 중국 전기차·배터리 ETF에선 1083억원 규모 매도가 이뤄졌으며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는 ’차이나 AMC CSI 300 INDEX ETF‘(638억원)에서도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기업규제가 지속될 것임을 고려했을 때 장기적으로 미국과 중국 간 디커플링(국가와 국가의 경기 흐름이 탈동조화되는 현상) 조정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긴축 이슈와 제조업 경기 상황이 미국 대비 좋지 않아 하반기 증시 상황이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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