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잇단 전산장애에 동학개미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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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잇단 전산장애에 동학개미 뿔났다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7.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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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체 지연 등 오류 속출… 엉뚱한 고객에 반대매매 공지까지
관련 민원 1분기만 254건… 전산 운용비는 10% 증가 그쳐
증권사 전산 오류가 잇따르면서 투자자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사 전산 오류가 잇따르면서 투자자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증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증권사들이 연이은 전산 장애를 일으켜 투자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전날 ‘한화플러스 제2호’ 스팩 청약 접수과정에서 은행이체가 지연되는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은행 이체 서비스가 일시 중단됐고 이에 따라 청약 마감이 두 차례 연기됐다.

장애가 발생하자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권 대표는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최대한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처리하도록 할 것”이라며 “IT 관련 인프라를 더 확충하고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최근 신용융자를 이용하지 않은 고객들에게 ‘반대매매를 개시한다’는 팝업 공지를 띄워 투자자 혼란을 야기했다. 삼성증권 측은 전산 오류를 인정하고 정정하는 안내 통지를 발송했지만 일부 투자자는 주식을 처분하는 등 혼선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에서는 지난 26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로그인과 주식 주문 체결 등이 되지 않는 장애 현상이 발생해 사측이 신속한 보상을 약속했다. 오익은 대신증권 대표는 홈페이지 사과문을 통해 “불편을 겪으신 고객님께서는 당사 홈페이지 하단에 게시된 온라인 장애 보상 절차에 따라 장애 관련 내용을 신청해주시면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 장애 발생건수는 28건으로 2019년 15건에서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까지는 8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10대 증권사의 전산 장애 관련 민원은 총 269건으로 전기 45건 대비 약 6배 급증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증권사 전산 장애 관련 소비자 경보 ‘주의’를 발령하기도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형 공모주 청약이 속속 진행되는 가운데 전산 오류로 불편을 겪고 투자 기회까지 놓칠 수 있다는 불만과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활황에 증권사들이 막대한 중개 수익을 챙기고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도 전산 운용·관리에는 충분히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 1분기 국내 증권사 57곳의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113.2% 증가한 2조9888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은 올해 1조원대 영업이익 달성이 유력하다.

반면 서버 투자 등 전산사고를 막는 비용을 포함하는 전산운용비는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57곳의 전산운용비는 16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4% 늘었다.

최근에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기존에 없던 온라인 공모 청약 수수료를 신설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시장 과열에 따른 서버 증설 등 운영비용을 이유로 꼽았다.

한편, 지난해 미래에셋·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키움증권·하나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가 HTS·MTS 오류로 투자자들에게 배상한 금액은 91억3853만원으로 전년 대비 84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상 건수는 6529건으로 533.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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