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랠리’ K-조선, ‘인력 모시기’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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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랠리’ K-조선, ‘인력 모시기’가 문제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1.07.28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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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 올해 수주 목표 113% 초과달성, 대조해·삼성重도 목표 이상無
장기불황에 떠난 현장인력 “당장 4분기 일손 부족 예상” R&D인력도 절반 '뚝'
7~8월 기술연수생 등 모집 중…업계 “신규인력은 물론 現인력 유지도 어려워”
한국조선해양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자료화면. 사진=연합뉴스
한국조선해양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자료화면.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선박 수주 호황에도 배를 만들 사람이 부족해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당장 올해 4분기부터 인력난이 우려됨에 따라 인력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다음달 8일까지 협력사 직업기술생을 모집 중이다. 용접과 선박 도장 부문 인력이다. 사내 교육기관에서 1~2개월간 교육을 받는다. 현대중공업의 경우에는 1년 만에 기술연수생 모집을 재개, 지난 27일까지 선체 조립과 선박의장 2개 직종에 총 120여명을 모집했다. 기술연수생 과정은 9월부터 12월까지 울산 조선소에서 실기와 이론 교육을 무료로 받으며 연수 기간 훈련 수당 등 100만원을 받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월 상반기 신입 경력사원 수시 채용에 이어 수년 만에 해양플랜트 부문 인력 채용을 시작했다. 상반기 채용에서는 △설계(선박영업·선박전장) △연구개발(기전시스템) △안전·환경관리 부문을 모집했다. 다음 달 8일까지는 배관·전장·기계·선실·선장 등 5개 분야와 사업관리 부문 경력직을 모집한다.

이처럼 조선업계가 인력을 늘리는 배경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선박 발주가 이어져서다. 국내 조선 3사인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이날 기준 약 296억달러를 수주해 연초 세운 연간 목표치인 317달러의 93.8%를 달성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78척(해양 2기 포함), 168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 149억달러의 약 113%를 초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선박 38척에 해양플랜트 2기를 더해 총 61억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 77억달러의 약 80%를 채운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67억달러(52척)를 수주해 연간 목표 91억달러의 74%를 채웠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하반기 중 무난하게 목표치를 채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문제는 배를 건조할 인력이 부족한 점이다. 조선 3사의 직접 고용 인력은 2016년 말 4만6235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 3만2748명으로 5년간 1만3487명이 감소했다. 올해 3월까지는 1226명이 더 줄어들었다.

협력사의 인력 상황은 더 좋지 않다. 통상 선박과 해양플랜트 건조에 투입되는 인력의 80~90%는 협력사 근로자들이 차지하는데, 장기간 이어진 조선업계 불황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겹치면서 기술 인력 상당수가 조선업계를 떠난 상태다.

업계는 당장 올해 4분기부터 일손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발표한 ‘생산직접직 필요인력’ 자료에 따르면 울산·경남·부산·전남 등지에서 △올해 4분기 199명 △내년 1분기 3649명 △내년 2분기 5828명 △내년 3분기 8280명 △내년 4분기 7513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선소가 가장 밀집한 울산의 경우, 올해 3분기 2307명을 시작으로 내년 3분기 최대 5972명이 부족할 것으로 집계됐다.

차세대 선박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인력도 부족하다. 지난해 8월 특허청이 발표한 ‘조선분야 기술·특허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조선분야 연구인력은 1738명에서 822명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주 증가로 내년 건조 물량이 늘었지만 조선소 현장에 필요한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일이 험하다 보니 신규 인력이 유입되기 어렵고 현재 있는 인력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조시기를 제때 맞추지 못하면 조선사가 패널티를 물어야 할 수도 있어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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