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지구촌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돈풀기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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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지구촌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돈풀기 신중해야
  • 송병형 기자
  • 승인 2021.07.2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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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형 정경부장
송병형 정경부장

통상 시중에 돈이 풀리면 경기가 살아나는 동시에 물가는 상승한다. 반면 경기가 불황이면 시중에 돈이 돌지 않고 물가는 하락한다. 그런데 1970년대 세계 경제는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도 경기 침체는 계속되는 현상을 겪었다.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이는 오일쇼크를 비롯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발생한 가운데 주요국이 경기부양을 위한 확장재정과 통화 완화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월가에서는 또 다시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란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는 코로나발, 정확히는 델타변이발 스태그플레이션 경고다. 그동안 미국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통화당국과 재정당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시중에 풀어왔다. 이 같은 유동성 완화 정책은 코로나 백신 접종과 맞물려 세계 경제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하지만 델타변이발 코로나 재확산이 본격화되면서 백신 만능론에 대한 회의론이 일기 시작했고, 세계 경제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 미국 월가에서는 2분기 9.1%로 치솟았던 미국 성장률이 4분기 3.3%까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2분기 7.9%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 역시 4분기 5% 성장률 예측이 나온다.

이에 미국 등에서는 당분간 경기부양을 위한 유동성 완화가 계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미 막대한 유동성이 시장에 풀린 상황에서 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미국 월가에서는 최근 들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중국과 독일 등 지구촌 곳곳에 물폭탄까지 떨어져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심화되고 있어 경제 회복이 더욱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미 델타변이발 재확산 공포로 인해 세계 무역을 좌우하는 해상운송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한 번의 충격이 가해진 셈이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은 세계 경제에 두 가지 악영향을 미친다. 원자재와 부품, 소비재 흐름이 막히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원자재와 부품 공급이 지연되면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진다. 소비재 흐름이 막히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진다.

한국도 이런 영향에서 예외일 수 없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내수가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경우 물가는 더욱 상승하게 된다. 한국의 수출도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세계 경제에 악재가 겹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라면 신중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은 필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한국은 내년 봄 대선을 앞두고 있어 경제정책이 정치논리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묻지마 돈풀기’ 공약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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