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경기 정점론·부양책 소진… 위험자산 투자전략 다시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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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경기 정점론·부양책 소진… 위험자산 투자전략 다시 짜야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1.07.22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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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유행 공포감에 경기 회복 불씨 꺼질수도
불안한 금융시장 흐름...다시 부상한 더블딥 공포
상반기 회복세를 보였던 경기회복 불씨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 공포감에 다시 꺼질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21일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상반기 회복세를 보였던 경기회복 불씨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 공포감에 다시 꺼질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21일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빠르게 회복 흐름을 찾아가던 우리나라 경제가 잇따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장에 흔들리고 있다. 

델타·람다 변이발 재확산세가 경기 회복의 불씨를 꺼트릴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우려는 결국 '피크아웃(경기가 정점을 찍고 하강)',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대한 공포와도 맞닿아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5bp(1bp= 0.01%p) 하락한 연 1.878%로 마감했다. 지난 2월24일 연 1.851%의 금리를 기록한 뒤,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3년물 금리 역시 연 1.383%로 2.7bp 하락하는 등 장단기 금리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

10년물 장기 금리는 경기 회복세를 보여주는 선행지표로써 역할을 하는데, 금리가 하락한다는 것은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을 의미한다. 즉, 델타 변이 등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두드러지면서 미국·유럽 등 주요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내 경기의 동력도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큰 5.4%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더욱이 변이발 경기 리스크까지 커지면서 '더블딥(불황에서 벗어난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은 물론, 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까지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우려는 투자자들의 '위험자산회피' 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채권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 역시 글로벌 강세 흐름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21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3.6원 높은 1154.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7일(1158.2원) 이후 종가 기준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국내 증시는 같은 날 외국인·기관 '팔자 행렬'에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가상화폐 비트코인도 한 달 새 두 번이나 3만달러 아래를 뚫고 내려가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바닥을 쳤던 경제지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돌입하면서 경기 또한 회복되는 듯했다. 특히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과 시장금리 상승으로 금융시장은 역대급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하반기가 시작되자마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델타 변이를 일으키며 4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내수 회복의 원동력이 될 사회적 거리두기는 오히려 한단계 격상됐고, 전세계 금융시장도 다시 경색되고 있다. 각종 경제정책을 원상복귀 하려던 정부의 부양책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오히려 4차 대유행으로 인한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델타 바이러스 변이 공포감으로 인한 주식시장 하락은 어느정도 회복됐지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흔들리고 있다"며 "아직 혼조세이긴 하지만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신중히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코로나19 델타 바이러스 변이로 인한 확진자 증가세가 잡히지 않는 이상 올해 상반기와 같은 경제 흐름은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이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20일 '2021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와 하반기 산업 전망' 세미나를 열고 코로나19 델타 변이 등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경제 활동 정상화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 경제 성장 모멘텀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델타 바이러스 변이 확산세가 얼마나 빨리 잡히느냐에 달려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은행 한 PB는 "델타 바이러스 변이 확산에 대한 공포감이 크지만 아직은 그다지 큰 위험이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혼조돼 있다"며 "어찌됐건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잠잠해 지는 것이 국내 내수 회복, 세계 경기 회복 등에 중요한 요인이 된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백신접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에도 돌파감염 사례가 나타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효과가 나타나는 1주일이 지났지만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경제 전반적으로 델타 바이러스에 대한 낙관보다는 충분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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