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지방 부동산 시장… 세종 찍고 대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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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부는 지방 부동산 시장… 세종 찍고 대전으로?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07.2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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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지난 5월부터 나홀로 집값 추락하고 있어
가격 급등 피로감 누적으로 투기수요 급격히 빠져 나가
세종보다 집값 거품 더 많이 꼈다는 대전도 흐름 좋지 않아
대전 둔산동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전 둔산동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한때 집값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일부 지방 부동산시장에 갑자기 찬바람이 분다. 매맷값과 전셋값이 하락하는가 하면 거래절벽도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른 지역으로도 침체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12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비교해 0.12% 하락했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 5월 17일 0.10% 떨어진 이후 8주 연속 내리막길을 걷다가 이달 첫째 주 0.01% 가까스로 상승했으나 한주 만에 다시 하락으로 돌아섰다.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4월 19일 0.02% 하락하기 시작해 13주째 추락하는 중이다. 세종시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제안으로 크게 들썩였다. 하지만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해진데다 가격 급등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투기수요가 급격히 빠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세종시 외지인 아파트 매입 건수는 김태년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7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언급할 당시 684건을 기록했다. 그 이후 등락은 있었으나 하향 곡선을 그렸고 지난 5월에는 165건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량은 1575건에서 369건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대로 아파트 매물은 늘어나는 중이다.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의 집계결과 세종의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총 3962건이다. 지난해 7월 20일 3645건보다 8.7% 증가했다. 전달(3879건)과 비교해도 2.1% 늘었다.

국토연구원이 지난달 스위스 글로벌 금융기업 UBS의 부동산 버블지수를 활용해 우리나라 시도별 버블위험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대전(2.18)이 세종(1.65)보다 훨씬 거품이 많이 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은 2020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분기별 버블지수가 0.10→0.38→1.07→2.13→2.18로 급증했다. 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과 주택수익비율, 전국대비 주택가격비율이 모두 상승했고 특히 전국대비 지역 주택가격비율이 급격하게 뛰어 올랐다.

이런 탓에 대전 부동산시장도 점차 가라앉는 것 아닌가 하는 전망이 제기된다. 대전의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주 비교해 상승률(0.19%)이 소폭 올랐다. 그러나 올해 초 상승률(0.36%~0.41%)과 비교했을 때는 점차 축소하는 추세다.

거래량도 지난 1월 1954건에서 5월 1761건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대전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25.9대 1로 지난해 하반기 29.9대 1보다 소폭 하락했다. 

대전은 아직 분양 단지마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지역 부동산이 안정화 기류를 타면 청약 열기가 급격하게 사그라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은 “현대 대전을 비롯한 지방 부동산시장은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에서 제외되는 공시지가 1억원 미만 아파트에 대한 투자수요도 크게 늘면서 전반적인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이어 “이와 같은 투기수요가 빠지고 나면 시장은 빠르게 냉각될 수 있다”면서 “대전의 경우 공급이 많아 그 여파가 클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분양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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