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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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 경쟁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1.07.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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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65개국 中 약 85%가 CBDC 도입 검토
비트코인 등 민간 중심 ‘암호화폐’ 견제 의도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세계 각국 정부가 연이어 디지털 화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19일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해 세계 65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 85%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여부와 장단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CBDC는 기존 중앙은행 내 지준예치금이나 결제성 예금과는 별도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새로운 전자적 형태의 화폐다. 암호화폐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분산저장) 기술을 활용하지만, 비트코인과 달리 가격 변동성이 없어 현금처럼 지급 수단으로 가능하다.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가치를 담보하기 때문에 CBDC는 법정통화의 지위를 얻게 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만든 건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다. 민간에서 발행하는 암호화폐의 영향력이 커지면 그간 중앙은행이 독점해온 화폐 발권력이 약해질 수 있어서다. 암호화폐 거래가 활성화된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까지 등장하면서 중앙은행의 통화 통제력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실제 민간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한 경계감이 큰 중국은 암호화폐 채굴을 단속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추진 소식에 가상화폐 전문가 수요가 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예고한 뒤 가상화폐 전문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상하이(上海)직할시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 운영했으며 지난 15일에는 대외 무역 거래에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도 매사추세츠공대 전문가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 거래가 늘고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이 빨라지면서 중앙은행들도 바뀐 지급결제 환경에 맞춰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CBDC는 암호자산에 대한 대응 차원이기보다 화폐 이용 행태 변화에 따른 현금 수급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금 수요가 급격히 줄 가능성이 당장 크진 않지만 대비하겠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부터 CBDC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오는 8월부터 ‘CBDC 모의실험’ 연구사업에 착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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