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도 치솟는 집값에 금리인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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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중앙은행도 치솟는 집값에 금리인상 딜레마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7.1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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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잡으려다 경기회복 막을 수 있어”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세계 곳곳의 집값이 상승하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고심이 깊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라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거품 우려가 커졌지만 경제 회복을 고려하면 섣불리 긴축으로 선회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주택 붐이 각국 중앙은행의 딜레마가 됐다”며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주요국의 집값을 전년동기와 비교해보면 터키는 32%나 폭등했고 뉴질랜드(22.1%), 미국(13.2%), 스웨덴(13.0%)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주택가격 상승세가 가팔랐다. 한국은 5.8% 상승해 싱가포르(6.1%)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집값이 많이 올랐다.

미국의 경우 집값이 급등하면서 주택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을 먼저 줄이는 방식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뉴질랜드와 캐나다 중앙은행도 집값 상승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뉴질랜드는 14일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대규모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따라 해왔던 채권 매입을 적어도 오는 23일부터는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캐나다는 지난 4월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단행하기로 했다. 두 나라 모두 이달 0.25%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주택 구매 비용을 물가 상승률 목표 평가 항목에 추가할 전망이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지난달 주택 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초저금리가 주택 시장과 경제 불균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문제는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으로 돌아설 경우 경제 회복이 저해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델타 변이 등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집값 우려 때문에 긴축으로 성급히 선회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마 카즈호 미즈호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주택시장 활동을 억제하는 것과 같은 특정한 목적으로 사용된다면 경기 회복을 과도하게 억제하는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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