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돈보따리 풀어도 은행에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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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돈보따리 풀어도 은행에만 쌓인다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7.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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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시중은행 요구불예금 650조 돌파… 공모주 시장 향할 듯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한 금융지원 등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급증한 가운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에 쌓이고 있다. 연이은 ‘대어급’ 공모주 청약이 예정된 가운데 투자자들이 ‘실탄’을 모아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50조419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8%(8조8757억원) 늘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1월 637조8000억원에서 한 달 만에 668조원 규모로 늘어난 후 65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복리저축예금(MMDA)과 정기예금 규모도 각각 전월 대비 5.58%(6조1758억원),  0.17%(1조778억원) 늘어 116조8060억원, 625조4333억원을 기록했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유동성 자금이다. 금융권에서는 시중에 불어난 유동자금이 투자 대기자금 성격으로 은행에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0%대에 불과한 예금 금리와 최근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이 가운데 상당부분은 주식시장으로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은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확대 적용되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졌고,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도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증시 매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주춤했던 코스피·코스닥 지수도 각각 3271.38, 1043.31로 회복세다.

특히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 굵직한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예고돼 있어 공모주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청약은 이달 26~27일, 크래프톤의은 오는 8월 2~3일, 카카오페이의 청약은 8월 4~5일 진행될 예정이다. 각 기업의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 24조3512억원, 12조5512억원에 달해 ‘슈퍼 청약 기간’으로 불린다.

한편,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1일 기준 69조1919억원을 기록, 약 1개월 반 만에 70조원에 육박했다.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 이후 58조4000억원까지 줄었던 투자자예탁금은 10조원 이상 불어나며 이전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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