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포 해상풍력, ‘관광자원으로서 가치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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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포 해상풍력, ‘관광자원으로서 가치 우수’
  • 조재원 기자
  • 승인 2021.07.0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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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관광명소’ 일석이조 효과... 지역 상권 활성화 기대
해운대 청사포 해상풍력 조감도. 사진=청사포 해상풍력 추진위원회.
해운대 청사포 해상풍력 조감도. 사진=청사포 해상풍력 추진위원회.

[매일일보 조재원 기자] 청사포 해상풍력발전단지의 관광 자원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다.

청사포 해상풍력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2050 탄소중립 실현과 부산시 클린에너지전환의 마중물 역할뿐 아니라, 국내 대표적 관광단지인 해운대의 또 다른 관광 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일 청사포 해상풍력 발전사업 추진위원회(위원장 김창재, 추진위)는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서는 자연 경관에 대한 견해는 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국내외 사례와 관련 연구들에 비춰 볼 때 청사포 해상풍력의 관광자원화 가능성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관광객 증가와 이로 인한 지역 상권 활성화는 나아가 지역 일자리 창출, 부동산 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전반적으로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국내외 사례 및 해외 연구 결과 해상풍력 관광 자원화 뒷받침

지역 관광 자원의 역할을 하고있는 국내 해상풍력의 선도모델은 우리나라 최초로 상업 운전을 시작한 제주 탐라 해상풍력발전이다. 

탐라 해상풍력은 설비 용량 30MW 규모로, 2017년 제주 한경면 두모리와 금등리 해안선에서 800m 떨어진 해안에 건설되었다. 

건설 전에는 생활 소음을 발생시킬 것이라는 일부 주민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파도 소리나 바람 소리 등에 묻혀 발전기 가동으로 인한 소음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준공 이후의 주된 의견이다.

탐라 해상풍력은 해상풍력 발전기들이 에메랄드빛 바다와 조화를 이루는 풍경으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사진 촬영 명소이기도 하다. 가동 이후 두모리와 금등리 일대의 관광객이 늘면서 요식업을 포함한 주변 상권도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사례 중 하나는 덴마크의 미델그룬덴 풍력단지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앞 3km 해상에 설치된 미델그룬덴 풍력단지는 풍력발전기 20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발전 용량은 40MW이다. 

이 풍력단지는 850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한 협동조합이 지분의 절반을 보유한 이익공유 모델로 유명하다. 미델그룬덴 풍력단지가 모범적인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로 알려지면서 매년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2백만 명에 달한다. 

경관도 아름다워서 미델그룬덴 발전협동조합은 재생에너지 개발 성공 사례 홍보와 방문객 유치를 위해 풍력단지 관광 상품을 개발, 운영 중이다. 관광객들은 보트를 타고 해상풍력단지 내부로 들어가 발전단지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고, 단지 건설에 얽힌 이야기와 현황 등에 관해 설명을 듣는다.
2018년 가동을 시작한 영국의 램피온 해상풍력단지는 영국 남부의 대표적인 휴양 도시인 브라이턴에 건설되었다. 

140m 높이의 풍력터빈 116기가 설치되어 400MW 규모의 발전 용량을 자랑하는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다. 램피온 해상풍력이 위치한 브라이턴이 영국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업이 성행하던 도시인만큼, 해상풍력 발전단지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1박 이상 체류 여행객이 2017년의 604,000명에서 2018년 61만5000명으로, 이어서 2019년에는 64만7000명으로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걱정을 불식하였다. 

일본의 가마야하마 해변은 해안선을 따라 17기의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건설되어 있지만 젊은 층에게 매우 인기가 높은 관광지 중 하나다. 일본의 아름다운 해변 100곳 중 하나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지속적으로 토호쿠 지방 최고의 해변으로 꼽히고 있다.

영국 램피온 해상풍력단지 모습. 사진=청사포 해상풍력 추진위원회.
영국 램피온 해상풍력단지 모습. 사진=청사포 해상풍력 추진위원회.

■ 델라웨어 대학교 연구결과 “해안선서 가까울수록 관광자원 매력 더 커”

각종 대학과 기관들도 해상풍력과 관광업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 가우처폴이 2017년 메릴랜드주의 지역 주민 67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는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해안의 경관을 감상하는 데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해상풍력 발전단지로 인해 해당 바다를 방문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도 12%에 달했다. 

같은 해 진행된 볼티모어의 컨설팅 회사의 리서치도 동일한 결과를 나타냈다. 해상풍력이 관광업과 부동산에 특별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발전기의 존재가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최초의 대규모 상업 운전 해상풍력단지인 블록 섬 해상풍력의 경우, 준공 이후 주변 에어비앤비의 여름 시즌 야간 예약 건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지역 관광 수입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 로드 아일랜드 주립대학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델라웨어 대학교(University of Delaware)의 2018년 연구는 해안선으로부터의 이격 거리와 관계없이,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보기 위한 ‘호기심에 이끌린 관광(curiosity trip)’을 하겠다는 비율이 7~11% 수준으로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음을 밝혔다. 오히려 해상풍력 발전기가 해안으로부터 약 30km 이상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그 비율이 3.6%로 떨어지기도 했다. 델라웨어 지역에서 진행한 또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해상풍력단지의 이격 거리가 1.5km일 경우 동일한 해변에 관광차 방문하겠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섰다.

네덜란드의 노드오스트 윈드파크는 86개의 풍력터빈으로 이루어진 육상과 해상풍력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으며, 발전기 1기당 발전 용량은 해상풍력이 3MW, 육상풍력이 7.5MW이다. 네덜란드에서 두 번째로 큰 풍력단지인 노드오스트 윈드파크는 해상풍력 발전기의 해안선 이격 거리가 600m에 불과해 육지와 매우 가까운 편에 속한다. 해상터빈의 크기는 날개를 포함해 약 150m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과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경관을 감상하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와 함께 풍력발전 정보를 제공하고 안내해주는 볼포 풍력발전 안내센터를 운영하며 관광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2030년까지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해상풍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해상풍력 설치 용량을 40GW로 확대할 계획인 해상풍력 선도국가 영국도 해상풍력이 관광업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의 발전기업 스코티시파워 리뉴어블이 컨설팅 회사에 의뢰한 조사 결과는 해상풍력단지가 관광업의 고용률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거나, 때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건설되고 있는 지역의 고용률은 해당 지역이 속한 대단위 행정구역의 고용률 추세를 따라가거나, 도리어 더 나은 수치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연구도 비슷한 결과를 보인다. 네덜란드 해안의 수평선에 풍력발전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바닷가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관광객의 비율은 10% 미만이다. 이로 인해 일정 개수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해도 이는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창출하는 일자리의 개수로 너끈히 상쇄되는 수치다. 네덜란드에서 해상풍력 부문은 매년 1,600개의 기간제 일자리와 475개의 상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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