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멘토링’으로 MZ세대 껴안는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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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멘토링’으로 MZ세대 껴안는 금융권
  • 황인욱 기자
  • 승인 2021.06.28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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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 멘토·멘티 연결 문화체험 진행
디지털전환 속도·조직문화 개선 기대
신한은행 명동 신한 익스페이스(Expace)의 MZ세대를 위한 오픈 라운지 공간 ‘쏠 라운지’. 사진=신한은행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금융권이 세대간 소통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방식이 이전과 다르다. 키워드는 ‘역멘토링’이다. 젊은 직원들이 임원들에게 ‘요즘 문화’를 알려준다. MZ세대의 목소리를 듣고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한편 전 세대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나서겠다는 거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는 임원과 MZ세대 직원이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부터 젊은 직원이 임원의 멘토가 되는 ‘역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 프로그램은 임원 1명당 MZ세대 직원 3명이 연결되어 진행된다. 

멘티가 되는 임원이 멘토를 따라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 경험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나은행은 직접 체험을 통해 임원이 MZ세대의 세계관을 들여다보고 세대간 이해의 폭을 넒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금융은 이미 지난해부터 역멘토링을 실시해 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나아가 올해 2월부터 MZ세대가 임원에게 정기적으로 특강도 열고 있다. 

‘디지털 인사이드’라고 이름 붙여진 이 특강에 그동안 디지털 부문 직원 8명이 강사로 나서 마이데이터·인공지능(AI)·빅데이터 관련 강연을 했다. 손태승 회장은 8회 진행된 강연에 모두 참석할 만큼 관심을 보였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주니어 보드’를 출범시켰다. 과장급 이하 직원들 중 청년사원들을 청년중역으로 임명해 기존 임원·중역회의와 별도로 회사 중요 안건이나 문제를 제안·토의·의결하는 제도다. 

주니어 보드에 속한 청년중역들은 주 1회 대면해 디지털 혁신 아이디어와 경영 방향을 논의한다. 사내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임원들과 만나 역멘토링도 진행한다.

CEO가 직접 MZ세대와 소통 나서는 사례도 다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타운 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직원들이 정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매월 정기 간담회인 ‘With CEO’ 개최하고 있다. 권 은행장은 간담회를 통해 젊은 행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금융권이 MZ세대 직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는 건 업계의 디지털 전환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한 시중은행권 관계자는 “MZ세대를 이해하고 그들의 특성을 파악해야 향후 더욱 치열해질 금융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금융권은 역멘토링이 보수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조직문화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상하관계를 뒤집는 역멘토링 등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며 “구성원 사이에 조직이 변화하고 있다는 인식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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