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복되는 날림 공사…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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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복되는 날림 공사…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1.06.2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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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건설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단어가 있다. 바로 안전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토교통부의 ‘건설사고정보R’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사고로 사망한 근로자 수는 263명에 달한다. 안전사고가 인명사고로 이어지기 쉬운 건설업 특성상 안전은 언제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단어였다.

최근 광주광역시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작업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는 건설업계에 다시 한 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요구하고 있다. 당시 사고로 버스 안에 갇힌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그 중에는 고등학생도 포함됐다.

문제는 이 같은 참사가 과거에도 일어난 적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9년에는 서울특별시 잠원동에서 5층짜리 건물이 철거 도중 붕괴돼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두 사고 모두 건물을 위층부터 차례대로 철거하지 않고 서둘러 아래부터 철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감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날림 공사라는 공통점 또한 존재한다. 잠원동 사고 당시 건축주는 지인을 감리로 고용해 관련 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광주에서도 조합이 감리회사를 선정했지만 감리감독관이 상주하지 않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건축물관리법이 적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재가 반복된 셈이다. 해당 법안은 4층 이상의 건물에 대한 철거 공사를 진행할 시 지방자치단체에 해체계획처를 제출하고, 지자체가 감리를 직접 지정해 의무적으로 상주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안타까운 부분은 인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날림 공사가 전국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경기 광주시 오포읍에 위치한 한 빌라 단지는 도로가 찢어지고 기둥에 금이 가는 현상이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상징후가 발견된 것은 시공을 맡은 건설사가 인근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딴 다른 빌라 단지를 조성하면서다. 당시 이 건설사는 사업지가 산지로 이뤄져 있는 만큼 경사면을 깎아 공사를 진행할 부지를 마련했다. 해당 경사면이 문제가 된 빌라 단지를 지탱하는 구조였음에도 말이다.

단지 입주민들은 해당 건설사가 시간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날림 공사를 진행하면서 붕괴의 위험에 휩싸이게 됐다고 질타했다. 제대로 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보수공사를 진행했다면 사전에 위험을 막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현재 시공을 맡은 건설사는 단지 입주민의 질타에 뜨뜨미지근한 반응만 내비치고 있다. 자신들이 행한 날림 공사에 대해 큰 무게가 두지 않는 듯이 말이다. 따라서 제2 혹은 제3의 광주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쉽사리 행해지고 있는 날림 공사에 대한 대책 마련과 인식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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