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에 달러ㆍ金 다시 인기…주식ㆍ코인 변동성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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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우려에 달러ㆍ金 다시 인기…주식ㆍ코인 변동성은 확대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1.06.1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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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 확대· 실물경제 회복에...안전자산 쏠림 뚜렷
현금 가치 하락 우려 지속...'달러·금·채권' 매수 부추겨
인플레 우려가 확산되며 자산가들이 달러와 금 투자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사진은 3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달러 화폐를 정리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플레 우려가 확산되며 자산가들이 달러와 금 투자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사진은 3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달러 화폐를 정리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인플레이션 등 시장 변동성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면서 '달러'와 '금'으로 또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가상화폐 가격 하락에 따른 투자 열기 감소와 증시도 조정 기조가 이어질 거란 전망에 투자자들의 시선도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코스피가 3200선을 넘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의 테이퍼링 이슈에 상승분을 반납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동성 완화에 동참하던 글로벌 주요국들도 다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움직임에 가속도를 낼 조짐이다.

시장 분위기가 이렇자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달러나 금, 채권 등의 안전자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이 이어지고 있고 한국에서도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커지면서 금리인상 깜빡이가 다시 켜졌다. 최근 제한적인 상승폭의 주식과 펀드는 차익실현에 나서고 안전자산으로 급선회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달러예금 잔액은 554억700만달러(약 61조6826억원)로 지난해 말보다 63억5200만달러 증가했다. 달러예금은 4대 은행만 아니라 전 금융권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말 국내 거주자의 달러예금 잔액은 819억5000만달러로 4월 말보다 1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2012년 6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업계에선 달러 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물가 상승 우려가 나타나며 달러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서게 되면서 달러가치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이같은 달러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

달러화 흐름에 대해서는 방향성이 아직 뚜렷하진 않지만 테이퍼링 이슈가 불거지면서 투자 매력도는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1138원까지 올랐다가 1100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달러 투자 열풍은 개인과 기업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개인의 달러화예금은 총 181억5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6000만달러 증가했고, 기업 달러화예금은 638억달러로 전월말보다 1억1000만달러 불어났다.

달러 약세 외에도 시장의 불안감도 달러를 사들이려는 분위기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해 규제를 발표, 중국발 쇼크로 가상화폐 폭락이 나타나자 달러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달러만 아니라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금'에 집중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소비자물가가 치솟자 인플레이션 헤지(hedge·위험 분산) 수단으로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국제 금 시세는 지난 4일 기준으로 온스당 1889.8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일엔 1907.5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1g 가격은 6만7025원에 마감했다. 연중 최저였던 지난 3월 5일(6만2300원) 보다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테이퍼링 이슈가 불거지면서 금과 달러자산에 대한 매력도가 커지고 있는데 내년까지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면서 주가 변동성 우려가 커졌다"며 "금이나 달러로 자금이 이동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시 상승세는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인플레 이슈가 불거지면 증시는 많이 올랐는데 이번에는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여서 추가 상승보다는 조정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 글로벌 투자자 대상 6월 자산배분 서베이 자료를 살펴보면 주식 비중은 전월 대비 1.13%p가 줄어든 48.69%를 기록한 반면 채권 비중은 전월 대비 0.84%p가 증가한 40.31%를 기록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글로벌 펀드플로우를 보면 북미지역과 유럽지역 순으로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코로나 상황 개선으로 미국 경기 모멘텀이 부각된다면 한국 수출 개선 기대와 함께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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