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이전투구] 티빙 키우려는 CJ ENM, 콘텐츠료로 IPTV사와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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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이전투구] 티빙 키우려는 CJ ENM, 콘텐츠료로 IPTV사와 대립각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1.06.15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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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저협엔 “못 줘” IPTV엔 “더 줘”…CJ ENM, 사업별 다른 태도
CJ ENM 미래 핵심 전략 OTT ‘티빙’…IPTV 모바일과 시장 겹쳐
U+모바일tv서 실시간 채널 송출 중단…파국 치닫는 업계 갈등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에서 티빙 등의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CJ ENM 제공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에서 티빙 등의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CJ ENM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CJ ENM이 인터넷(IP)TV 3사에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동업 관계에 있는 기업들을 향해 날을 세운 격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IPTV기업 사이에서 CJ ENM의 콘텐츠 사용료 인상 요구의 원인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성장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CJ ENM이 그간 IPTV 콘텐츠 사용료에 함께 산정해온 ‘모바일 송출’에 관한 비용을 별도로 계산하자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IPTV 3사는 콘텐츠 송출 플랫폼을 TV 외에도 스마트폰으로 확장했다. KT ‘시즌’과 LG유플러스 ‘U+모바일tv’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들은 CJ ENM이 운영하는 OTT 티빙과 시장이 겹친다. CJ ENM이 최근 자사의 미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티빙’을 꼽은 만큼 ‘콘텐츠 제작 능력’을 무기로 경쟁사를 견제하고 나섰다는 견해다. CJ ENM은 2023년까지 티빙 가입자를 8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오리지널 올인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또 2025년까지 5조원 이상 콘텐츠 투자를 집행, 티빙을 중심으로 유통할 계획이다.

IPTV업계에선 CJ ENM의 이중적 태도도 문제로 지적한다. CJ ENM은 대형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 ‘콘텐츠 제작사’인 동시에 티빙 등을 통해 ‘콘텐츠 제공’ 사업도 펼치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부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콘텐츠 사용료 인상에 관한 갈등이 있었다. 콘텐츠 제공 사업자로서 지급해야 할 사용료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다.

티빙은 콘텐츠 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음악저작권 징수규정 개정안을 수정 승인하자, 행정 소송을 제기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음악 사용료 요율을 1.5%에서 시작해 2026년까지 1.9995%로 인상하는 개정안이 OTT 시장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주장이다. OTT에 적용될 ‘영상물 전송서비스’ 조항 등을 비롯한 개정안 승인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엔 티빙 외에도 웨이브·왓챠가 동참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CJ ENM의 최근 행보를 두고 “티빙을 통해 플랫폼의 성장을 이유로 개정안에 불복했던 CJ ENM이 이제는 콘텐츠 사용료가 적다며 협력사들을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IPTV 사업자들 입장에선 받아드릴 수 없는 인상 금액을 제시하며 OTT 사업 충돌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CJ ENM과 IPTV 3사의 갈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 12일 U+모바일tv에서 제공하던 CJ ENM 10개 채널의 실시간 송출이 전면 중단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부터 ‘IPTV와 U+모바일tv 내 실시간 채널 대가를 분리해 받겠다’는 CJ ENM의 요청에 따라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벌여왔다. CJ ENM이 요청한 인상률은 기존 대비 175%인데, 이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 결렬에 이르렀다. CJ ENM은 KT에도 1000% 인상을 요구했다.

LG유플러스는 CJ ENM에 2019년 9%, 2020년 24% 사용료를 인상해왔다. 플랫폼과 대형PP간 통상적인 인상률이 10% 이내임을 감안하면 이번 인상률은 “터무니없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U+모바일tv 송출 중단을 막기 위해 두 자릿수 인상안을 수차례 제시했으나 CJ ENM은 콘텐츠 송출 중단 통보만 반복해서 이어갔다”며 “CJ ENM은 U+모바일tv를 사용하는 고객들을 볼모로 사용료 인상 주장을 고수했다”고 지적했다.

CJ ENM은 이와 함께 IPTV 실시간 채널 사용료 대가를 전년 대비 25% 인상도 각 기업에 전달,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IPTV 사용료 인상은 관련 규정도 많아 협상에 큰 어려움은 없으나 문제는 모바일 송출에 관한 양측의 입장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CJ ENM은 반면 이번 인상안의 목적이 티빙 성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제값 받기’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CJ ENM 관계자는 “IPTV 부가서비스 격으로 제공 중인 모바일 서비스는 사실상 OTT라 그에 맞는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며 “해당 서비스가 IPTV와 다른 요금체계·별도의 가입자 경로·추가 콘텐츠로 구성된 별개 플랫폼인 만큼 새 시장에 부합하는 기준을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저작권 요율 상승과 OTT 콘텐츠 사용료는 완전히 별개의 사안”이라며 “이번 인상 요청은 티빙에서 제공 받는 기준을 근거로 마련됐고, 그간 OTT 공급 대가로 IPTV에서 받아왔던 금액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인상률은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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