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IPTV에 콘텐츠 사용료 인상 요구…배경은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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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IPTV에 콘텐츠 사용료 인상 요구…배경은 OTT?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1.06.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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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IPTV 모바일 서비스는 OTT…기준 마련 필요”
CJ “별도 대가 산정해야” vs IPTV “매출 기여 낮다”
티빙 키우는 CJ ENM, IPTV 모바일 서비스 견제 나서나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CJ ENM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에서 티빙 등의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U+모바일tv에서 CJ ENM 채널 서비스가 중지된다는 공지사항. 사진=각 사 제공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CJ ENM 비전 스트림’ 기자간담회에서 티빙 등의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U+모바일tv에서 CJ ENM 채널 서비스가 중지된다는 공지사항.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CJ ENM이 인터넷(IP)TV 3사에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며 업계 간 갈등이 첨예하게 진행 중이다. 양측의 입장차이가 극명하게 대립하는 배경으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성장이 꼽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CJ ENM은 미디어 서비스 ‘U+모바일tv’를 두고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 12일 양사의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U+모바일tv에서 제공하던 CJ ENM 10개 채널의 실시간 송출이 전면 중단됐다.

CJ ENM은 LG유플러스 외에도 KT·SK브로드밴드 등 IPTV 3사 모두에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요구했다. CJ ENM 측의 인상안은 크게 두 가지다. △실시간 채널 사용료 대가를 전년 대비 25% 상승 △IPTV 콘텐츠 사용료에 함께 산정해온 ‘모바일 송출’에 관한 비용 별도 계산 등이다. 모바일 송출에 관한 인상 요청 비율은 기존 대비 KT 1000%, LG유플러스 175%다. SK브로드밴드는 CJ ENM의 콘텐츠를 OTT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지 않아 해당 사안에선 비교적 자유롭지만 ‘실시간 채널 사용료 대가 인상’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이번 U+모바일tv 송출 중단은 ‘모바일’에 관한 협상이 결렬된 결과다. LG유플러스는 통상적인 플랫폼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 인상률이 10% 이내라 CJ ENM의 주장은 과도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협상 과정에서도 175%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송출을 중단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다고 한다.

해당 사안은 KT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 KT 역시 1000%란 과도한 인상률을 전달받은 만큼 협상이 쉽지 않아 보인다. KT 관계자는 “송출 중단은 결국 자사의 고객들에 피해가 가는 사안이라 CJ ENM과의 견해 차이를 좁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IPTV 사업자들은 콘텐츠 송출 플랫폼을 TV 외에도 스마트폰으로 확장했다. 이 플랫폼을 주로 통신·IPTV 부가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출 발생 비중이 현저히 낮은 사업구조를 고려치 않고 사용료를 분리해 인상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는 입장이다.

IPTV 업계에선 이 때문에 이번 CJ ENM의 인상 요구가 자사의 OTT ‘티빙’을 키우기 위한 견제 수단이라고 해석한다. 2023년까지 티빙 가입자를 8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오리지널 올인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CJ ENM은 올해 8000억원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5조원 이상 콘텐츠 투자를 집행, 티빙을 중심으로 유통할 계획이다. KT의 시즌과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를 티빙의 경쟁 플랫폼으로 보고 ‘콘텐츠 제작 능력’을 협상 무기로 삼았다는 견해다.

CJ ENM은 이에 대해 “실시간 송출로 인한 가입자 모집 효과가 작기 때문에 티빙을 성장 목적으로 인상을 요구한 게 아니다”며 “콘텐츠 ‘제값 받기’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고가의 통신요금제 가입을 위한 미끼 상품으로 IPTV 기반의 OTT를 활용하면서 이익을 내고 있는데도 ‘수익 창출이 아닌 부가서비스에 가깝다’는 주장은 모순됐다고 주장했다. 인상률에 대해선 OTT 공급 대가로 받아왔던 금액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CJ ENM 관계자는 “모바일로 제공 중인 OTT는 IPTV와 다른 요금체계·별도의 가입자 경로·별도의 추가 콘텐츠로 구성된 별개의 서비스라 합리적인 대가를 받아야 한다”며 “콘텐츠 제공의 기준을 만들자는 것이 핵심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매출이 모바일tv에서 발생한다는 CJ ENM 측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175% 인상은 과도하다”며 “CJ ENM의 인상안 목적에 OTT가 있다고 해석하는 견해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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