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쑥쑥 성장하는 동남아시장에 꽂혔다
상태바
은행권 쑥쑥 성장하는 동남아시장에 꽂혔다
  • 황인욱 기자
  • 승인 2021.06.14 1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銀, ‘인도네시아 라인뱅크’ 출범
지난해 호실적에 현지법인·지점 확대
4대 시중은행이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시중은행들이 동남아시아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출범시키고 지점을 늘려가는 중이다. 동남아가 신시장 성격이 큰 만큼 은행 간 사업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라인뱅크’를 공식 출범시킨다. 시중은행이 동남아에서 별도로 디지털뱅킹 서비스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은행은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6000만여 명으로 세계 4위지만 약 60%의 인구가 은행 계좌가 없을 정도로 뱅킹 서비스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라인뱅크는 현지에서 세 번째 만들어진 디지털 뱅킹 플랫폼이다. 후발 주자가 아닌 만큼 신규 고객 확보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지주사의 동남아 개척의지도 강하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1일 싱가포르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으로부터 자산운용사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싱가포르가 동남아 핀테크 시장의 핵심지역인 점을 감안해서다. 동남아 핀테크 업체의 약 40%가 싱가포르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 시중은행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나라도 제각각이다.  

신한금융은 씨티은행 태국, 필리핀 법인 내 리테일 부문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법인 국가를 늘려 동남아 내 영향력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지점을 각각 41개, 41개, 11개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은 특히 베트남에서 1위 외국계 은행으로 자리잡으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싱가포르통화청으로부터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국민은행은 싱가포르를 글로벌 투자금융과 자금조달 거점으로 삼아 해외 네트워크를 지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 파이낸스와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미얀마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베트남 박닌지점을 개점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북부 하노이 지점 등 8개, 중부 다낭 지점 1개, 남부 호치민 지점 등 6개, 총 15개의 영업점을 확보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말까지 추가로 베트남 전역에 5개 지점을 추가 개설하고 2022년까지 20개 이상 영업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은행들의 동남아 러쉬는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짭짤한 수익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해외사업 부문 실적 대부분은 동남아에서 나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2340억원의 해외사업 단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중 동남아 지역 실적은 1400억원이나 되었다. 국민은행도 1087억원의 해외사업 순이익 중 808억원을 동남아에서 벌어들였다. 하나은행은 1437억원 중 475억원을, 우리은행은 1407억원 중 844억원을 거둬들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동남아 일부 국가의 경우 섬도 많아 아직 현금 사용이 우선되거나 소액대출 기관 형태로 금융이 진행되기도 한다”면서 “디지털 디바이스 보급이 계속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관련 은행들도 현지에 맞는 디지털 전략을 모색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동남아 사업 확장에 따라 해외지점 임직원 규모도 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기업은행의 해외 임직원 규모는 3389명으로 2년 사이 700여명이 증가했다. 1분기 국내 시중은행의 총임직원 수가 지난해 말(6만7561명) 대비 1244명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담당업무 : 금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