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지키자” 은행권 증권사 저가공세에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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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P 지키자” 은행권 증권사 저가공세에 맞불
  • 황인욱 기자
  • 승인 2021.06.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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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인IRP 증가폭 증권사가 앞서
대형 시중은행들 캐시백 이벤트 확대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 설명서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시중은행들이 개인형 퇴직연금(IRP)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증권사들의 저가공세 전략에 맞서 캐시백 이벤트로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적립금 규모면에서 여전히 은행이 앞서고는 있지만 MZ세대를 필두로 증권사 IRP로 자금이 몰리자 위기 의식은 고조되고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30일까지 개인형IRP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캐시백 이벤트를 실시한다.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채널로 개인형IRP를 드는 신규 가입자와 타금융기관에서 계약 이전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1500명을 추첨해 ‘하나머니’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신규 가입자는 최대 5000하나머니, 계약이전자는 최대1만 하나머니가 주어진다. 1하나머니는 1원으로, 제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하나은행의 IRP관련 이벤트는 올해에만 벌써 세 번째다.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부문에 힘을 더 실을 생각이다. 은행은 현재 ‘퇴직연금시스템 고도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난 1일 3년간 금융권에서 퇴직연금 또는 유가증권 등 자본시장 업무 관련 개발 실적이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관련 공고를 냈다.

다른 대형 시중은행들도 개인IRP 고객 유치에 열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개인형IRP 계좌에 10만원 이상 자동이체 등록 또는 자기부담금 100만원 이상 입금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커피 기프티콘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300만원, 500만원 이상 입금시에는 추첨으로 각각 상품권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이달 말까지 ▲10만원 이상 신규 가입하고, 자동이체 10만원 이상을 1년 이상 등록, ▲100만원 이상 신규 가입, ▲다른 금융기관의 연금저축 또는 개인형IRP를 국민은행 개인형IRP로 100만원 이상 이체, ▲ISA내 만기자금을 국민은행 개인형IRP로 100만원 이상 전환 입금한 고객에게 커피 기프티콘을 전원 증정한다. 이벤트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추가로 경품도 준다.

우리은행은 이달 말까지 ▲개인형IRP 10만원 이상 신규·자동이체 등록 고객, ▲100만원 이상 추가입금 고객(계약이전 포함),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만기자금을 개인형IRP계좌에 입금한 고객(타기관 ISA 만기자금 포함)을 대상으로 경품 이벤트를 실시한다.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증권사로 향한 개인IRP 고객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풀인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권의 지난해 말 기준 개인형IRP 적립금은 전년대비 48.7% 급증한 7조548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개인형 IRP적립금은 23조8555억원으로 35.6%증가했다.

적립금 규모면에서 은행이 앞서지만 증가폭에서는 증권사에 뒤쳐졌다. IRP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고 있는 거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증시 호황 영향이다. 증권사 개인IRP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으나 은행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증권사들이 IRP수수료도 받지 않으며 매력은 더 부각되었다.

코스피가 3200을 넘어서 증시가 활황인 상황이라 IRP자금 이동은 계속될 수 있다. MZ세대에 흐름도 눈여겨 봐야한다.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무기로 MZ세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예전 저축하던 세대, 투자하던 세대와 2030이 투자하거나 저축하는 패턴은 다르다”며 “리스크를 떠안으면서도 오히려 수익을 더 추구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걸 따라잡는 방법이 MZ세대에세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은행권에서는 금리 변동 등에 따라 시장환경이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증권사 대비 경쟁력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가 하락하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며 “단순히 수수료가 싼 곳을 찾기보단 장기적인 시각에서 개인형IRP를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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