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장’이던 대구, 가파른 미분양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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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불장’이던 대구, 가파른 미분양 증가세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1.06.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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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기준 대구 아파트 미분양, 전월 대비 486% 급증
공급 과잉 우려 불거지며 무순위 청약도 미달 이어져
최근 대구 분양시장 열기가 꺾이며 미분양된 단지가 늘고 있다. 사진은 대구시 전경. 사진=대구광역시
최근 대구 분양시장 열기가 꺾이며 미분양된 단지가 늘고 있다. 사진은 대구시 전경. 사진=대구광역시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대구 분양시장이 지난해와 분위기가 판이하다. 몇년동안 집중된 공급물량 여파로 미분양이 발생하고 무순위 청약(줍줍)도 미달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대구 아파트값 상승폭도 축소되며 조정을 받는 양상이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 아파트는 897가구로 전월(153가구) 대비 486.3%(744가구) 급증했다.

이는 공급 여파로 대구 청약 시장이 급랭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구 청약시장은 2019년 18.1대 1, 지난해 21.6대 1로 두자릿수의 높은 경쟁률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4월 기준 청약경쟁률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6.3대 1에 그쳤다.

이처럼 대구 분양시장 분위기가 식어가는 배경으로는 공급과잉 우려가 꼽힌다. 최근 몇년 새 분양 물량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자료를 살펴보면 대구 지역에는 최근 몇년간 연간 3만가구 안팎의 공급이 이뤄졌다. 지난해도 2003년 이후 최대 물량인 3만692가구가 분양됐고 올해도 3만1103가구의 분양이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대구 분양 예정 물량은 지방에서 가장 많은 분양 물량이다.

올해도 분양 공급이 대거 이뤄질 전망이지만 청약시장 분위기는 식어가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 미분양이 이어지고 과열 양상을 빚었던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분양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말 청약에 나선 대구 수성구 ‘수성 해모로 하이엔’은 576가구 모집에 나섰지만 전용면적 59㎡에서 77가구가 미달됐다. 같은 달 분양한 ‘대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도 759가구 모집에 330가구가 순위 내 모집에 실패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과열양상을 보였던 무순위 청약도 미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대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는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696가구 중 524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으며,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앞서 지난 3월 분양에 나섰던 ‘안심뉴타운 B3블록 호반써밋 이스텔라’의 315가구 중 214가구도 무순위 청약 대상이었지만 77가구는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했다.

미분양 사례가 속출하면서 대구 아파트 시장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월 1.74%, 3월 1.46%, 4월 1.05%, 5월 0.98%로 감소추이를 보이고 있다. 대구 월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1%를 하회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서울과 지방 간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데다 대구 지역은 몇년사이 공급이 많이 이뤄진 상황”이라며 “대구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부동산도 한계가 뒤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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