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울리는 ‘공짜의 덫’ “경품 당첨”에 속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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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울리는 ‘공짜의 덫’ “경품 당첨”에 속지마세요
  • 김윤정 기자
  • 승인 2005.08.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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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사기’ ‘건강보조식품’ 등 피해 늘어나 '

한 푼이 아쉬운 불황시대, ‘공짜의 덫’이 서민을 울리고 있다. 화려한 화술과 친절함으로 접근해 ‘공짜’를 들이미는 판매원들, 하지만 알고 보면 헤어나올 수 없는 덫의 유혹이다.

GPS 네비게이션을 장착해 주며, 기계 값 무료로 사용해보라는 한 업체는 결국 피해자는 수 백 만원대의 청구서와 협박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동변상련 피해자들끼리 모여 따져보니, 업체들 이름만 다를 뿐, 같은 건물 1,2층을 나눠 쓰는 한 업체로 밝혀졌다.

그런가하면, 설문조사를 부탁하며 길가는 젊은 여성들을 유혹해 최고급 기능성 화장품을 공짜로 사용해보라며 여대생을 공략하는 ‘화장품 사기판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원의 남문거리. 행사기간동안 설문조사만 하면 고급 화장품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유혹해 막상 설문조사를 하고 나면 70만원대를 넘은 고가의 화장품세트를 단돈 10만원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을 바꾼다. 설문 조사를 끝내고 나오는 여성들 손에는 하나같이 화장품이 들려져 있다.

그러나 다음달 70만원이 넘는 고지서를 받아 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그때 가서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화장품 피해를 본 한 여대생(22. 서울시 상도동)은 “10만원만 내면 8종세트와 무료 마사지 쿠폰을 준다고 해서 샀는데 한달쯤 지나서 전화해보니 없는 회사라고 해서 황당했어요”라며 “이렇게 피해본 여성들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환불 안 되는 조건으로 30% 싼 가격에 살 수도 있고, 써보고 맘에 안 들면 환불하라고 말하지만 막상 환불하려면 연락을 받지 않는 수법으로 수 십 만원의 피해액을 고스란히 떠안기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무료 해외여행’에 당첨됐다며 수수료를 요구한 한 인터넷 업체는 알고 보니 사기행각으로 그  피해자만 수십만명에 달하고 피해금액도 수십억에 이른다.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현혹한 뒤 온갖 수법으로 소비자를 괴롭히는 ‘공짜의 덫’이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무료 라면을 나누워 준다며 사람들을 모은 뒤, “홍보를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오래 머물 수 없어 딱 10분만 나눠주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료 라면에 좋아하기는 아직 이르다.

무공해 라면이라고 설명한 뒤 “몇 달 후면 유명 대형 마트에서 볼 수 있지만 많이 홍보하기 위해 이렇게 이동하고 있다”고 화려한 말 빨(?)로 사람들을 현혹한다. 라면 홍보가 끝나고 이윽고 본색을 드러내는 사람들. 설명을 잘 듣는 3명에게 무료로 홍삼을 나눠준다며, 할머니와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한명씩을 가리킨다.

그들은 “30만원하는 홍삼 1박스를 특별 홍보행사 기간동안에 30만원을 내면 2박스를 준다”고 현혹시킨다.  
건강 보조 식품은 집·직장·길거리에서 방문판매원의 화려한 말 솜씨와 장삿술에 말려들어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한 사람은 건강할 때 먹어야 하고, 건강하지 않은 사람 은 건강을 되찾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사라고 꼬드긴다. 건강식품의 경우 정보에 약한 60세 이상의 노인 피해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터넷 한 포털 사이트 내 ‘경품 사기 피해자’ 카페에서는 피해를 본 이용자들의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만 하루에도 수십 건 씩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초 생긴 이 카페의 회원은 현재 8천명을 넘어섰다.  경품응모 이벤트 피해를 당했다는 카페의 한 회원은 “지난 4월 초 안양1번가에서 도우미들이 캔커피를 공짜로 주면서 경품 이벤트 응모를 권유해 응모했다.

당시에 이벤트에 당첨되면 제주도 콘도이용권이 제공되고 이동전화요금으로 9천원만 내면 된다고 설명했지만 그 뒤로 당첨 여부에 대한 통보도 없고 콘도이용권도 주지 않은 채 9천원의 요금만 청구된 일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길거리에서 휴대전화 이용자에게 사은품을 주거나 경품응모 이벤트를 한다며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고, 본인 동의 없이 3천원~9천원을 무단 결제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서민들의 가계가 어려워지고 당장 한 푼의 현금이 절실한 약점을 이용하는 카드 할인 등 악덕 상술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법 업체일수록 신분 보안에 신경을 쓰며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도록 영업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 업체들의 특징을 알면 피해를 미리 막을 수 있다.

악덕 금융 업체들은 납득할 수 없는 좋은 거래 조건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신용불량자들도 은행 금리로 대출해준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거래 내용에 믿음을 주기 위해 제도권의 금융기관이나 해외 금융기관 또는 유명 연예인을 들먹이기도 한다.

이에 따라 관련업체들은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와 업계 공동의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적게는 수천 개에서 만여 개에 이르는 고객 사이트를 일일이 감시하기 어려운 만큼 전담 피해 접수창구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업체와는 거래하지 말고, ‘정부 허갗 등 귀에 솔깃한 광고나 ‘원금 100% 보장’ 등 비정상적인 거래 조건을 잘 살펴봐야 한다.

또한 거래한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계약서나 영수증을 교부하지 않는 업체도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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