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호황 온다지만”…조선업계, 후판 가격 인상에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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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호황 온다지만”…조선업계, 후판 가격 인상에 ‘난감’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1.06.0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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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용 후판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 가중 
연초부터 이어진 수주 행진에도 수익성 개선 미지수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2도크 전경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2도크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조선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철강기업들이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조선용 후판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수주 릴레이가 이어지며 중장기 호황이 예고됐지만, 정작 조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12일 톤당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190달러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불과 지난해 5월 톤당 91.63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2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오르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은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을 톤당 10만원대 전후로 인상했다. 조선사들의 반대에도 대규모 영업손실을 이유로 후판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문제는 하반기 역시 후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조선사와 철강사는 오는 7월부터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 시작하는데,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탓에 업계에서는 상반기 보다 인상 폭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 3사는 올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와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로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어 현재까지 122척(해양플랜트 2기 포함), 108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49억달러의 72%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목표치인 91억달러의 65%를 달성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총 26척을 수주해 올해 목표(77억달러)의 약 35.6%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수주 호황에도 후판 가격 인상이 즉각적인 비용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후판은 선박 건조에 쓰이는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한다.

조선 3사는 이미 올해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상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67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44.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5068억원, 21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수주가 늘고 선가도 상승하고 있지만, 현재 수주한 물량은 1년에서 1년 반 뒤에 건조하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은 빨라야 내년 이후부터 가능하다”면서 “내년까지는 어려운 상황이라 후판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작년 국내 조선업계 수주의 75.2%가 4분기에 집중됐고 연초 가이던스 대비 평균 달성률이 67.3%에 불과해 올해 매출 부진에 따른 수익성 저하는 예견된 상황”이라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후판 가격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존재해 원가 부담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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