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성차 노조, 車반도체 수급난에도 강경 투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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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완성차 노조, 車반도체 수급난에도 강경 투쟁 예고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1.05.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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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 불가피 
임단협 앞두고 노사 갈등 심화…위기감 고조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완성차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겪는 가운데 노조 리스크까지 불거지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임단협)을 앞두고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한국GM과 르노삼성 노조까지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오는 24∼26일 사흘간 아산공장을 휴업한다. 쏘나타와 그랜저 생산라인만 휴업하며, 자동차 엔진 생산라인은 정상 근무한다. 이번 휴업으로 3000여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

아산공장 생산라인은 지난달 12∼13일과 19∼20일 등 두 차례에 걸쳐 모두 나흘간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의 여파로 멈췄다. 이외에도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8일과 20일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3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 울산5공장도 지난 17~18일 휴업했다. 울산5공장에서는 투싼과 수소차 넥쏘가 생산된다. 같은 기간 기아도 스토닉과 수출형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소하 2공장을 멈춰 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협력 관계를 유지하던 현대차와 기아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사측의 미국 투자 문제를 놓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미국에 전기차 생산과 생산 설비 확충을 비롯해 수소,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총 74억달러(한화 8조1417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노조는 해당 투자 계획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해외공장 투자로 인한 조합원 불신이 큰 마당에 노조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천문학적 투자계획을 사측이 발표한 것은 5만 조합원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사측의 일방적인 미국 시장 투자 계획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기아 노조 역시 “해외공장이 우선이 아니라 3만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국내공장 전기차·수소차 조기 전개, 핵심부품 국내공장 내 생산을 위한 구체적 방안 제시가 최우선”이라고 지적했다. 

한국GM 역시 올해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기본급 9만9000원 인상과 통상임금의 150%와 400만원을 성과급 및 격려금을 요구안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까지 겹쳐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이미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에 대한 50% 감산을 시작했고, 지난달 19~23일 부평1·2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다시 가동을 재개했지만 아직 가동률은 50%에 머물고 있고 이달부터는 창원공장도 50% 감산을 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노사 갈등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8년 만에 적자를 낸 후, 희망퇴직까지 진행하는 등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지난해 임단협도 매듭짓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악화한 경영상황을 이유로 기본급 동결, 격려금 500만원 지급을 제시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사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노조의 전면파업과 사측의 부분 직장폐쇄는 3주째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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