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MZ세대 사로잡는 관객참여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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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MZ세대 사로잡는 관객참여 전시
  • 매일일보
  • 승인 2021.05.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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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석, Fantasiless, 대구 자갈마당 기지촌 전시중 퍼포먼스, 2018. 사진=장준석작가 제공
장준석, Fantasiless, 대구 자갈마당 기지촌 전시중 퍼포먼스, 2018. 사진=장준석작가 제공

며칠 전 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가 내년 한국에 상륙한다는 소식은 뜨겁게 들썩이고 있는 미술계에 화려한 폭죽을 터트렸다.

2003년 영국에서 시작된 아트페어 ‘프리즈’는 스위스를 중심으로 홍콩과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 ‘아트바젤’, 프랑스 파리의 ‘피악’과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힌다. 영국에서 시작해 2012년에는 프리즈 뉴욕이, 2019년에는 로스앤젤레스 페어를 열었다.

아시아에서도 새로운 아트페어를 구상하기 위해 개최 도시를 진지하게 논의하던 중 서울, KIAF(한국국제아트페어)와 공동으로 내년 9월 코엑스 전관에서 개최를 공식화 한 것이다. 미술시장에 있어 아시아의 거점이었던 홍콩이 불안한 정세로 명성을 잃자 새로운 아시아 미술시장 허브로 한국이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관객 참여형 작품이 아트페어 현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장르가 되고 있다. 미술시장을 누비는 MZ세대의 힘이다. 이들에게 미술시장은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놀이터다. 그래선지 관객 참여형 작품으로 MZ세대의 발길이 향하고 있다. 지난 주말 폐막한 아트부산 역시 마찬가지였다. 관객 참여형 전시 올라퍼 엘리아슨과 필립 파레노 작품을 체험하고 인증샷을 찍기 위해 MZ세대가 몰려들며 한국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긴 줄이 연출됐다.

아직 관객 참여형 전시가 생소한 이들을 위해 몇 작품을 소개해 본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에르빈 브룸은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오스트리아 국가관 작가로 참여하여 유머러스하고 우스꽝스러운 관객 참여를 이끌어냈던 작업 ‘1분 조각’ 연작을 선보였다. ‘1분 조각’ 연작은 일상적 사물이 전시장에 있고 그 옆 손으로 쓴 지시가 있다. 지시에 따라 사물을 활용하여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취해야 하는 참가자는 1분 동안 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쓰레기통이나 박스구멍에 머리를 박기도 하고, 여러 개의 페트병과 몸을 벽에 고정시키기 위해 구부정하고 위태로운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관람객 자체가 1분 조각이 된 흥미롭고 역설적인 작업방식이다.

국내에서도 장준석 작가 등이 관객 참여형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한글 ‘꽃’을 조각으로 만들어 글자에 물을 주는 퍼포먼스 참여를 유도한다. 한국적 정서를 잘 반영한 관객 참여형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작가는 꽃, 숲 등 우리가 무심하게 생각해 온 소재를 활용해 인간과 환경, 공존의 화두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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