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그룹 신사업 이끄는 정기선, 리더십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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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그룹 신사업 이끄는 정기선, 리더십 시험대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1.05.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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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AI 등 그룹 신사업 발굴 앞장서며 경영 보폭 확대 
대우조선해양 인수·기업공개 남아 있어 향후 역할에 주목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수소와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등 그룹의 신사업 추진을 주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직 대형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등 굵직한 사안들이 남아 있어 사실상 올해 정 부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 부사장은 최근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성사시키며 경영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지주사에서 경영지원실장을 맡고 있는 정 부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발족한 미래위원회 위원장도 겸임하고 있다. 사실상 그룹 신사업 발굴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 3월 세계 최대 석유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의 수소사업 협력 방안을 이끌어냈다. 아흐마드 알 사디 아람코 수석부사장과 화상 대면하고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다.

양사는 협약을 통해 수소와 암모니아를 활용하는 협력모델을 구체화하고 공동 연구개발(R&D)도 추진하기로 했다.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액화석유가스(LPG)를 수입해 수소생산설비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게 핵심이다. 생산된 수소는 탈황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 발전용 연료로 판매한다.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한 한국투자공사(KIC)와의 투자계약도 정 부사장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해외 선진기술 업체 공동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양사는 최대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AI·로봇 △디지털 헬스케어 △선박 자율운항 △수소연료전지 등의 분야에서 선도적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정 부사장이 사실상 그룹의 신사업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경영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정 부사장은 올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 짓고, 현대중공업의 IPO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앞서 2019년 3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한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 유럽연합(EU)과 한국, 일본에서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심사가 다소 늦어지고는 있지만, 회사 측은 올해 안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지분 100% 보유 중인 자회사 현대중공업은 하반기 IPO를 앞두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월 해당 IPO를 통해 1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초부터 신규 수주가 이어지는 등 조선업황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어 상장 후 기업가치는 최대 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 사업을 정 부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어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면서 “지난해 주요 경영진을 모두 유임시킨 만큼 올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현대중공업의 IPO를 완료한 후, 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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