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저축銀, ‘씨티銀 소매금융’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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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저축銀, ‘씨티銀 소매금융’ 눈독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1.04.2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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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평가 가치만 ‘2조원’…DGB·OK금융 등 거론
비은행 수익 강화…하나·우리카드도 잠재 인수 후보군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사업철수 발표 이후 카드사와 저축은행이 유력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씨티은행의 카드부문 시장점유율은 1% 수준으로 낮지만, 고수익 우량 자산으로 분류돼 실익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1금융권 진출을 노리고 있는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의 경우, 씨티은행 소매금융 인수를 통해 교두보로써의 역할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21일 씨티은행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총 수익은 2019년보다 8% 정도 줄어든 1조22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약 5000∼6000억원 정도가 소매금융 수익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금융기관은 없지만, 일부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수도권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세간에선 BNK·JB에 비해 수도권 영업점 비중이 낮은 DGB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DGB가 기업 대출 중심의 영업을 하고 있어 자산관리(WM)에 특화된 씨티은행 소매금융과 시너지를 기대해 볼 만 하다.

2금융권인 OK금융그룹도 인수 후보로 오르내린다. OK금융그룹은 대부업을 시작으로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으로 안정적인 기틀을 잡았고 종합 금융사의 숙원을 위해 1금융권 진출을 위한 시도를 지속해왔다. 은행업 라이선스를 쉽게 얻을 수 없는 만큼 이번이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카드사업 부문에서는 전업 카드사보단 비은행 수익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은행계열의 하나·우리카드가 인수 후보군으로 주목 받는다.

씨티은행 소매금융 사업이 시장에서 유의미한 지위를 차지하진 않는다. 여신금융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씨티카드의 신용카드 구매실적은 6조8274억원으로 국내 전체 신용카드 구매실적 705조3000억원 대비 1%에 조금 못 미친다. 그나마 연회비가 높은 마일리지 카드와 결제 금액에 비례해 현금을 적립해주는 캐쉬백(cash back) 카드 부문에서는 강점이 있다.

씨티카드의 주력 상품 ‘씨티 프리미어마일’ 카드는 연회비가 12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카드임에도 한때 마일리지 카드 가운데 결제액 1·2위를 다퉜다. 그러나 작년 기준 휴면카드 수가 매분기 늘고 있고, 그 비중이 꾸준히 올라 작년 4분기 기준 15%까지 불어났다. 씨티카드 이름으로 유통한 카드 7장 중 1장은 안 쓰는 카드라는 의미다.

씨티은행은 기업금융(IB)이나 자산관리(WM) 등에 비해 개인금융 비중도 낮다. 씨티은행이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2014년 2.61%였던 대출금 시장 점유율은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며 2019년에는 1.63%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예수금 시장 점유율도 3.13%에서 1.95%로 떨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선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 가치를 2조원대 추정한다”면서 “소매금융의 실적이 수년간 부진했고 인력 등의 비중도 전체 시중은행으로 보면 매우 미미해 실제 매각에 나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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