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 위기 보낸 정유업계, 1분기 흑자 전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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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 위기 보낸 정유업계, 1분기 흑자 전환 전망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4.20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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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1분기 영업익 총합 1조원 수준 전망
코로나19 회복기 들어서며 정제마진 개선 효과
증권가와 업계에서 국내 정유4사(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가 올해 1분기 일제히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증권가와 업계에서 국내 정유4사(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가 올해 1분기 일제히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정유 저장탱크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역대 최대 적자를 내며 고전했던 국내 정유사들이 올해 1분기에는 업황 개선에 힘입어 일제히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34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에쓰오일도 1분기 영업이익이 3408억원으로 예측됐다.

구체적인 수치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현대오일뱅크도 1000억원 후반대, GS칼텍스도 1000억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4개 회사의 1분기 흑자 규모를 모두 더하면 총 1조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큰 반전이다. 정유 4사의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총 4조3775억원으로, 이전까지 최악이었던 2014년 4분기(영업적자 1조1500억원)의 손실을 크게 뛰어넘는 등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위기는 1분기에 그치지 않았다. 분기가 진행될수록 서서히 회복되기는 했지만 코로나19는 정유사들을 1년 내내 괴롭혔다. 지난해 정유4사가 입은 영업손실은 무려 5조979억원으로, 연간 정유사별 영업손실 금액은 SK이노베이션 2조5688억원, 에쓰오일 1조877억원, 현대오일뱅크 5933억원, GS칼텍스 9192억원 등이다.

올해 들어 흑자로의 전환 기대감이 도는 가장 큰 요인은 정유사 수익의 핵심인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가·수송비 등을 뺀 것)이 올해 들어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둘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0.7달러여서 팔아도 손해인 상황이었지만, 올해 4월 둘째주는 2.5달러로 개선세가 두드러진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재고평가 이익이 발생한 점도 주요 요인이다. 정유사는 원유를 수입해 국내 판매까지 1개월 이상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유가가 상승하면 그만큼 기존 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해 비싸게 팔 수 있다. 지난해 4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10달러대까지 하락했지만 지난 16일에는 65.12달러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다만 정유사 실적 개선이 장기적으로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최악의 시기를 점점 벗어나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재확산이 계속되면서 아직 근본적인 업황 개선을 말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특히 석유제품 소비가 많은 자동차·항공 등 교통 업종의 경우 이동 제한 조치가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본격적인 업황 개선을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 정유업황 회복의 관건은 백신 보급 확대 등으로 코로나19에서 벗어나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는지 여부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정제마진은 반등하겠지만 수요 개선 속도가 더디고, 코로나19 쇼크 이전 수준의 수요로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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