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감성 무장’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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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감성 무장’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1.04.20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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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한 아이덴티티 유지… 실 연비 10.5km/ℓ 기록
사진=성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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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갖고 싶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을 3일간 타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차량을 시승했지만 사고 싶은 차는 처음이었다. ‘오프로드 마니아’가 아닌 데다 일반 도로만 주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랭글러 감성에 빠진 것이다. 해외에서도 며칠 동안 3세대 JK 랭글러를 타본 적이 있으나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나름의 사양과 스타일링이 더해진 이번 모델은 최근 랭글러가 어떤 모습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사진=성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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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글러는 군용차 출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덕분에 ‘두돈반’과 ‘레토나’를 몰았던 운전병 때 기억이 문뜩 떠오르기도 했다. 랭글러는 1세대 YJ부터 4세대 JL까지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있다. 세로 모양의 세븐슬롯그릴과 동그란 헤드램프 등 디자인 요소가 그대로다. 오프로더인 만큼 돌출 부분은 플라스틱 소재다. 툭 튀어나온 앞 범퍼 역시 랭글러답다. 전반적으로 곡면을 배제한 각진 외형이다. 

사진=성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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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은 무광 블랙 후드 데칼과 유광 블랙 세븐슬롯그릴이 적용됐다. 17인치 머신 가공 블랙 휠도 유광 블랙 그릴부와 조화를 이룬다. 측면에는 무광택 블랙 펜더 벤트 데칼, 레콘 에디션만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레콘 레터링, 오프로드 성능을 증명하는 트레일 레이티드(Trail Rated®) 뱃지가 부착됐다. 곳곳에 시선을 사로잡는 에디션 모델의 특징이 눈에 띈다. 후면에는 스윙 게이트 보강장치가 더해져 자전거 등을 장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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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은 검정색에 레드 컬러로 포인트를 줬다. 가죽시트에도 루비콘 모델의 특징인 레드 컬러 스티칭이 적용됐다. 앞좌석 등받이에 수놓은 레드 컬러의 루비콘 로고, 레드 스티치가 가미된 블랙 레더 대시보드 등 강인함도 더했다. 빨간색의 안전벨트 역시 독특하다.

사진=성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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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은 꼭 필요한 곳에만 적용하고 아날로그 감성을 유지했다. 요즘 차엔 거의 보이지 않는 시거잭도 눈에 띈다. 다이얼이나 기어 레버 역시 지프스럽다. 창문 버튼도 센터페시아에 위치해 있다. 과거 랭글러보다 발전된 모습이지만 투박한 멋은 그대로다. 그럼에도 8.4인치 모니터와 7인치 LCD 클러스터로 조화를 이룬다. 열선 핸들, 열선 시트, 후측방 경고 등 선호 사양도 탑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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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글러는 차키로 문을 열고 잠그는 소리마저 좋다. 예스러우면서 감성적이다. 다만 시속 60Km 이상 밟으면 풍절음이 심해진다. 100Km를 넘어갈 시 노랫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정숙성을 바라는 사람이 이 차를 탈 일은 없다. 소음마저 합리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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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중량은 2120kg에 달한다. 무게가 상당한 만큼 순간 치고 나가는 맛은 없다. 이것도 랭글러니까 하고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2.0리터 터보차저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의 조화로 최대 272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분명 험한 길일수록 돋보였을 주행 성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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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콘 레콘 에디션은 전장 4885mm, 전폭 1895mm, 전고 1850mm를 갖췄다. 차체가 워낙 높아 눈이 시원하다. 다른 차에서 쉽게 느끼기 어려운 시야다. 국도와 도시고속화도로, 일반 도로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실 연비는 10.5km/ℓ를 기록했다. 큰 차체 감안 시 예상외로 높게 나와 놀랐다. 

국도, 도시고속화도로, 일반 도로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기록한 실 연비 10.5km/ℓ . 사진=성희헌 기자
국도, 도시고속화도로, 일반 도로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기록한 실 연비 10.5km/ℓ . 사진=성희헌 기자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은 한마디로 ‘멋있는 차’였다. 어디서든 눈에 확 띄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다소 시끄럽고 불편한 부분마저 감성으로 대체된다. 물론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기도 한다.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은 국내에서 100대만 판매된 한정판이다. “그렇다면 어떤 랭글러를 사야 하나” 한순간 상상하게 만든 차였다. 내가 이런 스타일의 차를 좋아했구나 다시금 느끼게 해준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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