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맞춤형 솔루션으로 존재감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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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맞춤형 솔루션으로 존재감 넓힌다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4.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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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형 배터리 ‘브랜드화’, 유럽시장 공략 선제대응
원형 배터리, 리비안, 현대차 등에 공급하기로
삼성SDI 기흥사업장 전경. 사진=삼성SDI 제공
삼성SDI 기흥사업장 전경. 사진=삼성SDI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삼성SDI가 고객사 맞춤형 전략으로 공급사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각형(prismatic) 배터리 브랜드화를 추진한다. 독일 폭스바겐이 앞으로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겠다고 밝혔고,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에서 배터리 분야가 기지개를 펴면서 시장 지위 확보를 위한 선제 대응으로 풀이된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달 유럽연합지식재산청(EUPO)에 4종의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상표를 등록했다. 등록 상표는 ‘PRiMX·PRIMUS·SPRiMX·PRi-X’ 등이다. 이 상표들은 삼성SDI가 국내 배터리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만드는 각형 배터리 ‘프리머스(Primus)’를 의미한다. 프리머스는 슬림형 각형 배터리 여러 개를 묶은 것으로, 지난 2012년 처음 소개됐지만 당시 상표 등록은 되지 않았다. 폭스바겐 외에도 볼보가 2022년 출시하는 전기트럭 배터리 개발을 진행키로 하면서 시장 상황도 좋다.

원통형 배터리 분야도 최근 연이은 고객사 확보로 선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 ‘R1T’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리비안은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업체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가 주력으로, 지금까지 원통형 배터리는 일부 중국 전기차 업체와 전기드릴 등 소형 공구에 수요가 많았다. 하지만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는 것을 시작으로 업계에서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높아지면서 삼성SDI도 맞춤형 전략을 펼쳤다.

삼성SDI는 이미 캠시스사의 초소형 전기차에 원통형 배터리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하이브리드(HEV) 차량에 탑재될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과 협력해온 현대차와의 첫 거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테슬라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잘하는 ‘와인딩’ 공정은 원통형 배터리에 적합하다. 향후 거래선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인딩은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등 소재를 돌돌 말아 넣는 방식이다.

삼성SDI가 배터리 형태 맞춤형 접근법을 쓰는 것은 현재 배터리 고객사마다 다양한 요구사항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SDI가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중 약점으로 꼽힌 공급처 다양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는 경쟁사 대비 협력사가 다양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 투트랙 전략을 통해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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