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정유·화학] LG엔솔-SK이노 ‘배터리 2년 전쟁’ 전격 합의로 종지부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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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정유·화학] LG엔솔-SK이노 ‘배터리 2년 전쟁’ 전격 합의로 종지부 찍어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4.1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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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이번주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19년부터 2년 동안 벌여온 전기차 배터리 분쟁이 해결됐습니다.

양사는 지난 11일 핵심 분쟁거리였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결과에 대해 배상 합의를 체결하고, 남아있는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는 한편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제 무역위원회(ITC)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결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시한(60일) 만료를 하루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양사가 최종합의일 직전까지도 날선 장외 설전을 펼치면서 업계에서는 합의보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난 후에야 추후 조치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양사는 예상을 깨고 분쟁의 절정이 오기 직전에 극적 합의에 다다른 것입니다.

합의에 결정적 영향을 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지적재산권 강화를 강조해왔으나 조지아주에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공장 2곳을 건설 중이어서 자국 내 일자리 보호라는 가치도 지켜내야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었습니다.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지키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거부권이 아닌 양사의 합의를 종용한 것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이끌어내기 위해 조지아주 당국과 바이든 행정부에게 적극적인 물밑 로비전을 펼쳤고, LG에너지솔루션도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 내 투자를 약속하는 등 치열한 싸움이 막판까지 진행됐으나 바이든 대통령의 개입에 양사는 합의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SK이노베이션이 물어야 할 합의 배상금으로 알려진 2조원은 기존에 LG에너지솔루션이 요구한 3조원과 SK이노베이션이 지불 용의가 있었던 1조원의 중간 선으로, 1조원은 현금으로, 나머지 1조원은 추후 기술 로열티 지불료로 납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양사가 최악의 상황 직전에 합의로 사안을 마무리하면서 K-배터리에 드리운 어두운 먹구름도 걷히게 됐습니다. 합의 후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합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신 한국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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