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펀드 몰아주기 규제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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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펀드 몰아주기 규제 ‘무시’
  • 강준호 기자
  • 승인 2013.07.1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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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농협·기업·국민 50%룰 적용 후 오히려 비중 상승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지만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등은 오히려 정부의 펀드 몰아주기 규제를 비웃기라도 하듯 계열사 판매 비중을 높였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를 위해 지난 4월 말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50%로 제한하는 ‘50%룰’을 시행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이 4월 말 68.43%에서 5월 말 68.56%로 0.13%포인트(p) 높아졌다. 

농협은행의 NH-CA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도 4월 말 66.63%에서 66.97%로 0.34%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의 IBK자산운용 판매 비중은 63.64%에서 64.39%로 0.75%p 커졌고 KB국민은행의 KB자산운용 판매 비중은 58.29%에서 58.54%로 0.25%p 높아졌다.

금융위의 펀드 몰아주기 규제에도 이들 은행들은 눈을 감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일부 은행들과 증권사와 보험사는 한 달 새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하락했다.

우리은행은 4월 말 40.54%에서 5월 말 40.04%로, 하나은행은 50.76%에서 50.01%로 줄어 정부의 ‘50%룰’ 규정을 충족했거나 근접했다.

또 금융투자업계 가운데 삼성증권의 삼성자산운용 판매 비중이 4월 말 61.10%에서 5월 말 57.07%로 줄었고 한국투자증권은 43.78%에서 41.12%로, 하나대투증권은 40.96%에서 36.52%로 각각 낮아졌다.

미래에셋증권은 74.06%에서 73.45%로, 한화투자증권은 38.42%에서 36.56%로 낮아졌고 KDB대우증권은 22.79%에서 15.93%로 한 달 새 무려 6.86%포인트나 떨어졌다.

보험사 중에는 미래에셋생명이 90.95%에서 90.57%로, PCA생명은 79.63%에서 78.25%로, 삼성생명은 60.87%에서 53.37%로, 한화생명은 68.95%에서 60.09%로 각각 낮아졌다.

금융위는 펀드 계열사 판매 50%룰을 4월 24일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며 향후 거래 추이에 따라 규제를 연장할 방침이다.

이 규제는 신규 펀드 상품에 적용되기 때문에 누적 수치가 50%를 넘어도 당장 규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1년 후 50% 규제를 맞추려면 계열사 판매 비중이 큰 펀드 판매사들은 조금씩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50%룰 적용 이전인 지난해와 올해 초에 판매된 것들이 포함돼 있어 그렇게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신규 판매만 보면 15% 수준에 불과하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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