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功利만 강요된 코로나19 백신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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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功利만 강요된 코로나19 백신 딜레마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1.04.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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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트롤리가 선로를 따라 달려오고 있고, 선로에는 다섯 사람이 있다. 당신은 선로 밖에 서 있고 다섯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선로전환기를 당겨야 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선로에 있는 다른 한 사람이 죽게 된다. 선로전환기를 당기는 행위는 도덕적으로 허용 가능한가?”

모두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트롤리 딜레마(역설)에 대한 대표적인 예시다. 대체로 사람들은 공리주적 행동을 하므로 ‘선로전환기를 당긴다’는 선택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시대를 살아가고 우리 역시 트롤리 딜레마에 빠져있다. 코로나19 백신으로 극히 소수가 부작용을 겪고 있지만, 그렇다고 백신 접종을 멈출 수도 없는 상황 등이 그렇다.

최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구기구(WHO) 사무총장은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WHO와 유럽의약품청(EMA), 영국 의약품건강제품규제청(MHRA)은 그 백신의 이익이 이런 매우 드문 부작용(side effect)의 위험성을 능가한다고 계속 권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모든 백신과 약품은 부작용의 위험을 수반한다”며 “이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심각한 질병과 사망 위험이 백신과 관련한 매우 작은 위험보다 몇 배 더 크다”고 설명했다.

사실 맞는 이야기다. 어떤 사람은 보통의 해열제인 ‘타이레놀’을 먹고도 사망하기도 하며, 전 세계가 동일한 시기에 진행하는 독감 백신을 맞고도 사망하는 사례도 꽤 많다.

유독 우리가 코로나19 백신의 위험도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온 세상 미디어가 그것만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백신의 위험성이 사실과는 다르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백신을 맞는 것이 옳은지, 피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평소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되도록 피하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그러기에는 상대적으로 당뇨와 고혈압 등 오랜 질병을 가졌던 분이 접종 이후 고열조차 시달리지 않았다는 경우도 더러 존재한다.

역설적으로 백신 접종 이후 극심한 고열에 시달리거나 특수 혈전 사례를 경험하는 연령층은 20~30대다. 건강할수록 백신에 의한 발열이 심하고 다른 연령층에 비해 젊은 층이 극심한 몸살을 앓기도 한다.

이는 백신에 대한 면역 작용이 강할수록 생기는 일종의 후유증으로 부작용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에게 쏟아지는 백신 접종 후기는 불안감만 증폭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어떻게 해야 백신 불안감을 최소화하면서 국민들이 더욱 건강한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할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줘야 한다.

그렇지만 정부도 사실 뾰족한 대책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안타깝다. ‘EMA가 괜찮대서’, ‘WHO가 부작용 위험보다 이익이 크다고 해서’ 등등의 이유는 국민들을 설득하기엔 한참 모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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