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검찰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안 대표는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시민 안철수입니다. '신도시 투기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마음을 담아 공직자들의 신도시 투기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 전 총장은 LH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특권과 반칙으로 공정한 게임 룰을 파괴함으로써 청년들을 절망에 빠뜨린 사건"이라며 검찰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안 대표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제 기억이 맞다면 대통령께서 현재 제1야당을 대표하는 분과도 만남이나 대화가 없었던 것 같다"며 "이에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곳에 글을 올렸다. 국민청원에는 반응을 하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살아있는 권력에도 공정한 칼날을 들이댔던 윤 전 총장이 퇴임하자마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시면 안 된다"며 "혹시나 했는데 역시였다. 정부 합동조사단의 LH 투기 의혹 1차 조사 결과 국토교통부와 청와대에서 투기 의심자는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또 "정부주도의 수많은 신도시 개발 당시의 공무원과 공공부문 관계자들의 집단적 투기 사건들이 수면 아래 거대한 빙산을 이루고 있을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은 신도시 투기 게이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1·2기 신도시 관련 부동산 투기 수사에서 당시 검찰은 투기사범을 허위공문서작성·직무유기·각종 뇌물죄·조세포탈 등으로 기소했다. 현행법으로도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로 여겨진다"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못한다면 거악에게는 해피엔딩 희극, 국민 모두에게는 비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안 대표의 국민청원을 두고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마음을 담아'라는 구절에서는 진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래도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사람이 체면이 있지, 아무리 맘이 급하다고 윤석열팔이에 나섰다는 게 안쓰럽기까지 했다"고 비꼬았다. 지난 대선 당시 안 대표를 향한 'MB 아바타' 공격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