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증 환자? 자연주의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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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증 환자? 자연주의 추구?
  • 김윤정 기자
  • 승인 2005.08.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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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벗자!! 누드 카페 회원들 정기적 누드여행

표현 자유 변태성욕자 취급 하지마라
한 달 두 번 모임 주말 이용 1박 2일

국내 펑크 밴드 ‘카우캄 멤버들이 생방송 중 성기 노출 사건으로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그들은 노출증 환자였을까 아니면 자연주의 추구였을까.

자연주의를 주장하며 과감히 옷을 벗어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2001년 인터넷 카페 ‘누드러브’란 자연주의 동호회가 생기면서 자연주의 누드 모임이 확대됐다. 현재 ‘누드러브’는 패쇄 됐지만, ‘누드러브’에서 활동하던 회원이 독립해 ‘알도라’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현재 회원수가 8천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 동호회에 가입한 회원 중 실질적으로 오프라인 모임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20~40명 정도다.

나머지 대부분은 호기심 때문에 가입하거나, 혹은 포르노 사이트로 착각하고 가입한 사람이다. 물론 관심은 많지만 차마 ‘벗을 용기’가 없어 오프라인 모임에 나오지 못하는 이도 많다.

 그러나 여전히 일반 대중은 자연주의 동호회를 ‘나체로 돌아다니는 음흉하고 괴상한 노출증 환자들의 비밀스러운 모임’이라는 편견이 가지고 있다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정기 모임과 번개 모임에 빠짐없이 얼굴을 내미는 이들은 진짜 ‘나체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알도라’의 경우 한 달에 평균 두 번 모임을 갖는다. 번개 모임은 평일에도 이루어지지만 정기 모임은 주말을 이용해 1박 2일로 진행한다.

장소는 강원도 산골 등 인적이 드문 곳이 대부분이다. 산과 물이 있는 자연 속에서 나체로 있으면 옷을 입었을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햇살과 바람, 나무와 하나가 된 듯한 황홀경을 맛볼 수 있다는 게 누드 모임 회원들의 공통된 얘기다.

그러나 외국처럼 이들을 위한 공인된 공간이 없는 탓에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야외 장소를 찾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부부누드모임에 참석했다는 ‘원조인’이라는 아이디의 한 회원은 “처음엔 떨렸지만 푸른호수의 장소가 멋있었고 자연과 하나가 된 것 같아서 좋았다”며 “모임에서 이상하게 쳐다보는 시선은 전혀 느낄 수 없었고 다음 모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누드 모임이다 보니 참여를 원하는 초보 회원들이 걱정하는 한 가지가 있다.  ‘나대로’ 라는 닉네임의 카페 운영자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누드모임에서 남성의 발기와 여성의 몸매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모임에 참여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이 건강한 남자이니까 누드의 여성을 대하면 당연히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발기가 될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실제로 모임에서 발기가 되는 분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사 발기가 된다 하더라도 문제 될 것은 없다. “그저 무시하면 될 것이고 다른 회원도 무시하거나 혹은 장난삼아 농담도 할 수 있을 테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건강한 남성이 발기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니까요”

혹 남자가 꼭 여성을 앞에 두고 이상한 상상을 해야지만 남성이 발기한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있다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고.

누드모임에 참가하고 싶은 여성이 있다면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는 울퉁불퉁한 뱃살들이 아닐까.

그러나 여성들이 흔히 걱정하는 몸매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모임 시에 남자회원들이 여성의 몸매를 뚫어져라 감상하는 경우도 없지만, 몸매자랑하려 모임에 나오는 여성회원도 없다고.

카페 운영자 ‘나대로’는 “‘알도라’의 모임은 자연주의 모임이며 우리 모두 마음과 몸의 옷을벗고 만나 서로 같은 생각들을 공유하며 그 속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찾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자신이 경험한 누드모임의 장점을 자랑했다. 즉 알몸이 되면서 사람들이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초등학생, 중학생 자녀와도 누드모임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이후 성문제 등 모든 문제에 대해서 거리낌 없이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누드해수욕장이 성공하려면 몰래카메라 등을 막는 방법과 남녀 비율을 비슷하게 맞추는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충고 했다.

동해안 지역에 누드해수욕장 설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일이 있다.  

환동해출장소는 당초 “해수욕장 개장기간인 지난 7월 10일부터 8월 20일까지 피서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반응이 좋으면 내년에 누드해수욕장을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으나 무산됐다.

자연주의 카페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알몸사랑’이라는 닉네임의 한 회원은 “누드도 하나의 표현의 자유인데 마치 변태성욕자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나체주의자들도 당당하게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지 않은가. 외국처럼 누드비치를 만들어 나체주의자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글을 알도라 카페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또 ‘오프로드’는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지 말라”며 “내가 편히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일이라면 기부금이라도 낼 작정”이라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5대양 6대주에 누드비치가 없는 곳은 거의 없다.  영국에는 150개의 누드클럽이 있으며 1만5천500명 이상의 나체주의자가 있고, 10개의 공식적인 누드해변이 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는 벌써 수십 년 전부터 누드비치가 운영돼 왔다. 지난해 여름 중국 동부 저장성에 누드해변이 개장됐고 올 초에는 10년 이상 논란을 벌였던 칠레의 칼레타 호르콘 문비치에도 누드비치가 허용됐다.

누드비치에는 자연주의자들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에서 손자에 이르기까지 3대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광경도 흔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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