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앞다퉈 녹색채권 발행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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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앞다퉈 녹색채권 발행 붐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03.0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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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채권, 올 들어 벌써 15건
현대차가 전기차 연구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사진은 아이오닉 5.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가 전기차 연구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사진은 아이오닉 5.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올들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의 뉴딜정책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전기・수소차, 신에너지 발전 등 산업전환이 활발한 가운데 기업들이 새로운 변화에 대응해 자본유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인증등급을 부여한 것을 기준으로 지난해 1건에 그쳤던 ESG 채권이 올해는 현재까지 벌써 15건(투자은행 포함)에 이르고 있다. 친환경 프로젝트 비용을 조달하는 녹색채권이 단연 가장 많고 지속가능채권이 뒤를 이었다.

주요 채권을 살펴 보면, 지난달 현대자동차가 4000억원 규모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현대차는 만기까지 발행금액 전액을 전기차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이다. 같은달 LG화학은 8200억원이나 되는 지속가능채권을 공모했다. 전액을 환경 및 사회 책임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연료 전환 및 재생에너지 전환 투자, 전기차 배터리 소재 투자, 대기 오염 물질 저감 설비 및 관리 시스템 도입 등의 프로젝트다.

지난달 말에는 현대중공업이 조선업계 최초로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총 3000억원 규모로 LNG 추진 엔진 컨테이너선 2척, 차세대 연료 및 전기 추진엔진, 유해물질 저감 장치, 에너지 절감 장치 등의 시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SK건설도 최근 3000억원 규모 녹색채권을 모집했다. 이 회사는 태양광 발전소, 연료전지 발전소, 친환경건축물 건설 프로젝트 다수에 사채를 쓰기로 했다.

앞서 지난 1월 현대제철은 녹색채권을 통해 5000억원을 모았다. 회사는 코크스 건식 냉각설비 및 대기오염물질 저감설비투자를 추진 중이다. 이번 녹색채권 자금이 해당 프로젝트에 전액 투입된다.

발전사들도 선제적인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한국중부발전이 1100억원 규모 지속가능채권으로 먼저 신호탄을 쏘았다. 회사는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 외에도 지역사회 공헌,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동반성장 등 사회 부문에 돈을 쓸 계획이다. 이어 한국남동발전이 연초 녹색채권으로 3000억원을 모았다. 남동발전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에 투입한 자금의 차환 목적으로 발행금액을 사용한다.

녹색채권으로 인증되는 분야도 다양하다. 화석연료의 사양화로 사업구조 개편이 필요한 정유업계서도 관련 채권발행이 이뤄졌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1월말 총 2000억원 규모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회사는 중질유 탈황시설 용량 증대사업과 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EVA) 생산공정 투자 목적임을 밝혔다. 중질유에 함유된 황 또는 황화합물을 제거하면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황 배출을 차단할 수 있다. 또 EVA는 태양전지와 태양광 유리 내부가 손상되지 않게 보호해주는 시트제조에 사용된다. 태양광 패널 재료로 사용됨을 감안해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ESG 채권 중 인기가 많은 녹색채권은 환경 친화적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는 채권이다. 탄소 감축, 건물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 에너지, 전기 자동차 등 친환경적인 활동과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 녹색산업 용도로만 사용이 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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