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가격 상승…고민 깊어지는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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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패널 가격 상승…고민 깊어지는 삼성전자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1.02.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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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판가 지난해 5월부터 지속 상승
삼성D, 脫LCD 전략 잠정 연기…연말까지 생산 시설 운영할 듯
LCD TV 리더십 보유한 삼성전자 ‘고심’…QD 차용 ‘숙제’
삼성전자 모델이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에서 삼성 TV의 15년 연속 1위 달성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모델이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에서 삼성 TV의 15년 연속 1위 달성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모기업인 삼성전자 입장에선 현 상황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달 LCD 패널 가격은 전달대비 32인치부터 65인치까지 모두 3~5%가량 상승했다. TV 제조사의 ‘주력제품’으로 꼽히는 UHD급 55인치 LCD 패널 평균 가격은 175달러에서 182달러로 4% 올랐다. 지난해 1월 102달러와 비교하면 약 78.4% 상승한 가격이다. 50인치와 65인치 LCD 패널도 1년 사이 각각 81%, 42%가량 올랐다. 특히 32인치 LCD 패널은 지난해 1월(32달러)보다 2배 넘게 상승한 68달러를 기록했다.

LCD 판가는 지난해 5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는 “올 1분기에도 LCD 패널 가격이 지난해 4분기 대비 12%가량 인상될 것”이라며 “LCD 패널 상승세는 올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LCD 판가는 그간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 전략으로 바닥을 쳤다. 가격이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적자 폭이 확대되기도 했다. 중국 업체의 ‘치킨게임’에 주도권을 완전히 잃은 국내 업체들은 ‘탈(脫)LCD’를 선언하며 관련 사업 축소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LCD 사업을 지난해 말까지만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비롯한 고객사의 요청과 LCD 패널 가격 상승을 고려, 올해 1분기까지 운영 시점을 연장했다. 현재는 철수 시점을 올해 3월보다 더 길게 잡고 시장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업계에선 잠정적으로 연말 종료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쑤저우 LCD 공장 매각 등 관련 사업을 축소하면서 QD-OLED(유기광발광다이오드) 양산을 추진 중이다. 큰 틀에선 QD디스플레이 상용화가 핵심전략이지만, 모처럼 가격이 올라 수익성이 개선된 LCD 사업에 당장 손을 떼긴 아쉽다는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매각 절차를 밟지 않은 LCD 설비를 가동해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LCD 판가 상승이 삼성디스플레이엔 수혜로 작용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엔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LCD 패널을 사용한 QLED TV로 글로벌 시장 리더십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31.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779만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연간 점유율인 31.9%를 달성, 15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란 대기록을 써냈다.

삼성전자는 이번 성적에 대해 “역대 최고 점유율로 1위를 달성하게 된 데에는 QLED와 초대형 TV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QLED TV 판매 확대에 따라 2020년 전체 TV 매출액 중 Q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35.5%까지 늘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LCD 판가 상승이 TV 가격 경쟁력 하락의 요소로 작용한다. 그렇다고 현재 구가하고 있는 LCD TV 리더십을 포기하고 QD 디스플레이를 전면 차용하는 것도 부담이다.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QD디스플레이 양산 후에도 삼성전자가 LCD TV 사업 확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그간 경쟁 업체가 선점한 OLED TV의 번인(화면잔상) 문제를 거론하며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철수 연기는 판가 상승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지만 삼성전자의 요청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라며 “LCD TV 리더십을 갖춘 삼성전자와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작용해 사업계획을 짜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LCD 패널 가격의 상승 원인으론 크게 3가지 요소가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TV 수요 증가 △중국 패널 제조업체들의 가격 안정화 △정전·폭발 사고로 인한 유리기판 수급 차질 등이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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