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소리없이 강하다’…전영현 체제서 고속 성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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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소리없이 강하다’…전영현 체제서 고속 성장 중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2.2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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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시총 50조원 등극
적자에 투입된 전영현 대표…‘중대형 전지’ 전략 적중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이 헝가리 공장 준공식을 가진 지난 2017년 5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왼쪽에서 두 번째) 등 현지 관계자들과 함께 생산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이 헝가리 공장 준공식을 가진 지난 2017년 5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왼쪽에서 두 번째) 등 현지 관계자들과 함께 생산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삼성SDI가 전영현 대표이사 체제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어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소송전으로 시끄러운 사이 특유의 조용한 행보 속에서 내실 다지기에 전념한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영현 대표가 취임한 2017년 삼성SDI 영업이익은 1169억원에 그쳤지만 2020년 6713억원으로 474.3% 증가했다. 매출은 2017년 6조3466억원에서 2020년 11조2948억원으로 78%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이다. 뚜렷한 성장세는 주가에 반영돼 시가총액이 무려 50조원을 넘었다. 3~4년 사이 무려 4~5배 커졌다.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8.2GWh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와 포드 쿠가 PHEV 등의 판매 증가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현재는 글로벌 최상위 배터리 업체로 자리를 굳힌 삼성SDI이지만 항상 잘나간 것은 아니다. 전영현 대표가 취임하기 직전인 2016년 삼성SDI는 갤럭시노트7 발화, 중국의 배터리 보조금 중단 조치 등 악재가 겹치면서 약 1조원 가까운 적자를 냈다.

2017년 회사의 위기 속에 전 대표가 취임했고, 중대형 전지 실적개선과 중소형 전지 마진율 증가로 1000억원 대 흑자 전환했다. 그 후 2018~2020년 3년간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와 전력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구축했다.

전 대표는 중소형 배터리에서 중대형 배터리로 주력 사업을 전환하면서 회사 성장을 주도했다. 전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스마트폰 등 중소형 배터리에 집중하던 사업구조를 자동차용, ESS 배터리 등 중대형 전지로 전환해야 한다며 경영전략 재수립을 요구해왔다.

현재 삼성SDI 매출의 80%가 배터리 사업에서 나오고 있어 전 대표 혜안이 현재의 삼성SDI를 만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전 대표 체제의 삼성SDI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내실을 다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중동(靜中動) 행보가 삼성그룹의 전반적인 특징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는 산업계 최고 이슈였다. 국내외 경쟁사들이 앞다퉈 이슈 만들기에 나섰지만 삼성SDI는 들떠있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대외 노출을 극도로 자제했다.

업계에서는 경쟁사들이 얽히고 섥힌 악재들로 혼란을 겪는 중에도 삼성SDI는 흔들림 없이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삼성SDI의 미래 먹거리는 전고체 배터리다. ‘K-배터리’ 3사 중 관련 연구개발(R&D)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입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특유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업철학을 바탕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 업계는 삼성SDI가 경쟁사들이 악재로 주춤하는 사이 안정적인 성장세와 기업 이미지 상승 효과로 한 차원 도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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