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주가 롤러코스터…44% 폭락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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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 주가 롤러코스터…44% 폭락 마감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1.01.2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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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초반 39% 올랐다 장중 60%대 폭락하기도
정치권 가세…美 민주당, 공매도 세력 맹비난
미국 댈러스의 게임스톱 매장. 사진=연합뉴스
미국 댈러스의 게임스톱 매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미국 비디오게임 유통 체인 ‘게임스톱’의 주가가 28일(현지시간)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공매도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개인투자자들이 물러서지 않을 의사를 내비쳤다.

게임스톱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몇 차례 거래가 중지되는 혼란을 겪은 뒤 전장보다 44.3% 떨어진 193.6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루 전 135% 폭등한 게임스톱은 이날도 오전 한때 39% 오른 483달러까지 치솟았다.

과열 분위기에 로빈후드와 인터렉티브브로커스 등 복수의 주식거래 플랫폼이 과도한 변동성을 이유로 들어 이 회사 주식 거래를 일부 제한한다고 발표하면서 주가는 내리꽃혔다. 로빈후드는 수수료가 무료여서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거래 앱이다.

장중 한때 60% 이상인 112.25달러까지 곤두박질친 게임스톱은 오후 들어 낙폭을 다소 줄였으나, 결국 44%대의 하락률로 아찔한 하루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게임스톱 주가가 하락한 것은 6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이 회사는 전날까지 올해 들어 1700%가 넘는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 중이었다.

게임스톱과 마찬가지로 개미와 기관투자자들의 격전장이 된 AMC엔터테인먼트는 이날 57%, 블랙베리는 42%,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36% 각각 급락했다. 이들 회사 주식이 눈이 어지러울 정도의 급등락세를 보이는 것은 몇몇 헤지펀드의 공개적인 공매도에 반발한 개인 투자자들이 합심해 힘겨루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토론방을 중심으로 뭉친 400만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게임스톱 등의 주식을 매입해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업체들에 본때를 보여준 것이다. 개미들의 단합에 커다란 손실을 낸 헤지펀드들이 공매도 포지션을 포기하고 백기투항해 미국 내외에서 화제를 모았다.

미 정치권도 민주당과 공화당을 가리지 않고 월가를 비판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편을 들었다.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 “게임스톱 거래에 당황한 헤지펀드, 사모펀드, 부자 투자자들은 그동안 증시를 개인 카지노처럼 갖고 놀면서 다른 사람들만 비용을 치르게 했다”며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이 월가의 거대 자본을 규제하라고 촉구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민주·뉴욕) 하원의원과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게임스톱 매수를 제한한 로빈후드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이날도 매수와 매도가 모두 허용된 헤지펀드에 비해 개인에게 불리한 게임이었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회사 실적과는 무관한 과열 현상에 다수의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SEC 등 관계 당국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게시판을 통한 개인 투자자들의 집단 매수 행위가 가격 조작일 수 있다는 견해까지 피력하며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아팔루사 매니지먼트의 창립자 데이비드 테퍼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1999년 ‘닷컴버블’ 당시를 떠올리면서 “1999년 버블이 터질 때는 상황이 좋게 끝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상당수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레딧 게시판에 게임스톱 매수를 독려하는 글을 올리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한 유저가 게시판에 올린 “게임스톱 하락을 두려워하지 말라. 계속 사서 보유하라”는 글에는 1000개 이상의 댓글이 붙었다고 CNBC는 전했다.

또 다른 유저는 “비쌀 때 사서, 결코 팔지 말라”는 글을 올렸고, 몇몇 투자자들은 게임스톱 주식 거래 내역을 캡처해 수익률을 자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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