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품는 총수 지배기업…회사 성장 따라 지배력도
상태바
신사업 품는 총수 지배기업…회사 성장 따라 지배력도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01.27 13: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양・GS・현대차・SK 등 유망 신사업에 총수일가 지분 확보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지배주주 일가가 지분을 확보한 형태로 대기업 신사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이 다수 이뤄져 주목된다. 지배주주의 책임경영으로도 비치지만 지분가치 상승을 통한 지배력 강화 목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양홀딩스 주가는 이날 장중 10% 넘게 뛰어올랐다. 전날 삼양바이오팜을 흡수합병한다는 소식에 증시가 반응한 것이다. 코로나19 이슈로 바이오 의약품 종목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이번 합병은 지주회사에 호재로 작용했다. 회사 측은 합병을 통해 자원 배분의 효율성과 기업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다. 또한 투자재원 조달 목적도 밝혔다. 연구개발(R&D)이나 임상실험 비용을 조달하겠다는 뜻이다. 비상장사인 삼양바이오팜은 삼양홀딩스를 통해 우회 상장한 효과를 얻는다. 이 회사는 의료기기와 항암의약품, 패취제품 등을 취급하고 있다. 미국 자회사를 통해 희귀의약품 면역항암제 위주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삼양홀딩스는 삼양바이오팜으로부터 배당을 얻는 것보다 직접 사업 운영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투자비가 많이 소요되는 성장회사라 배당여력이 적을 수밖에 없다.

총수일가들은 지주사에 보유한 지분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삼양홀딩스엔 최대주주 김원 삼양사 부회장(5.81%)을 비롯해 여러 친인척과 수당재단(2.96%) 등 특수관계인이 총 41.7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개편이 끝난 지주회사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은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차익실현 가능성은 낮다. 상속세를 고려하면 시장에서 저평가되기도 한다.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 사진=삼양
김원 삼양사 부회장. 사진=삼양

삼양홀딩스는 그러나 2013년 말 지배주주 일원이 사망해 한차례 주식 상속이 이뤄졌다. 최근 별세한 김상하 명예회장도 사전에 주식 다수를 증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그룹 후계경영 구도에서 주식 보유 친인척들이 늘어남에 따라 분리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를 위해 보유 지분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삼양처럼 친인척이 많은 GS는 최근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 이슈가 불거졌다. 코로나발 비대면 경제로 유망해진 홈쇼핑을 GS리테일이 흡수하는데 비율이 리테일에 유리하다는 소액주주들의 불만이다. GS 일가는 지주회사인 GS를 통해 GS리테일 지분을 더 많이 보유(66%)하고 있어 합병 후 GS홈쇼핑(36%) 지분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의 경우 총수가 직접 지분 투자하는 것으로 화제가 됐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엔 정의선 회장이 지분 20%를 사들였다. 최태원 회장은 SK가 LG로부터 실트론을 사들일 당시 TRS(총수익스왑) 방식으로 지분 29.4%를 확보했다. 다이나믹스와 SK실트론 모두 각각 미국과 국내에 상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