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값 뛴다’…청년층도 노년층도 주택 구입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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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값 뛴다’…청년층도 노년층도 주택 구입 행렬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01.25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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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0대 매매, 전년대비 91.7% 급증
70대 이상 84.7%, 60대도 81.6% 늘어나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하늘이 청명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하늘이 청명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정부의 각종 규제와 공급 대책에도 부동산 시장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자 불안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느낀 청년층과 노년층이 부동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고 있다. 올해도 시장 환경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아 이들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이하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4만4870건(증여 제외)이었다. 2019년 매매 건수(2만3398건)와 비교해 91.76%나 증가하면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70대 이상이 84.73%(2만8737건 → 5만3088건), 60대 81.69%(6만3429건 → 11만5249건), 30대 73.98%(13만914건 → 22만7768건), 40대 64.11%(15만6664건 → 25만7112건), 50대 63.36%(11만5110건 → 18만8046건) 순으로 증가했다.

전체 매매 건수가 2019년 54만5061건에서 2020년 88만6133건으로 70.98%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대 이하 청년층과 60대와 70대 이상 노년층의 매매 증가량이 유독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이런 현상이 집값 상승 기대감에서 기인했다고 짚었다. 한 교수는 “집값 상승이 몇 년째 이어지자 30대에 이어 20대도 ‘영끌 대열’에 본격 합류한 것”이라며 “다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 소득수준 낮은 20대는 ‘부모찬스’를 활용하는 등 편법이 동원됐을 가능성이 크다. 세무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대수명이 점차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 등으로는 노후 대비책이 불완전하다고 느낀 노년층이 가파르게 집값이 상승하자 생활비 마련과 자녀 상속 등을 위한 투자 목적으로 전보다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연령대별 매매 비중 변화를 봐도 비슷한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60의 매매 비중이 0.76%(12.24% → 13%), 70대 이상 0.42%(5.54% → 5.99%), 20대 이하 0.55%(4.51% → 5.06%) 등으로 비중이 늘었다. 

그러나 최근 주택시장 ‘큰 손’으로 떠오른 30대는 0.44%(25.26% → 25.7%) 상승하는 데 그쳤고 전통적인 주력 구매층인 40·50대는 각각 –1.21%(30.23% → 29.02%), -0.99%(22.21% → 21.22%)를 기록, 오히려 감소했다.

20대 경우 비교적 오래된 소형 아파트를 매입하는 특성이 확인됐다. 자금 부족으로 신축보다 비교적 저렴한 노후 주택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을 수 있지만, 재건축 연한이 다가올수록 가격이 오르는 특성상 투자수요에 더 가까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신용평가기관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함께 지난해 11월 발표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연령대별 매수자 특성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16년 1분기 32.9%였던 20대의 노후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해 2분기 56.0%까지 늘었다.

과거에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투자 목적으로 노후 소형 아파트를 매입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이를 통해 집값 상승세가 20대 이하 청년층과 60대와 70대 이상 노년층이 매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년층은 ‘평생 내 집 마련 어렵겠다’는 불안감과 ‘집을 사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 노년층은 ‘은퇴 후 써야 할 노후 자금이 부족하다’는 불안감과 ‘주택 가격 상승기에 역모기지(주택연금)를 활용해야 한다’는 기대감이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두 세대는 시장 참여 동기가 완전히 같다”며 “올해도 부동산 시장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청년층과 노년층의 아파트 매수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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